궁금한 점이 생기면 참지 못하고 해결해야 하는 영지 기자가 직접 물어봤습니다. 여러분의 궁금증을 해소하는 직업인 동영상 인터뷰 시리즈 ‘꼬집기’를 게재합니다. 꼬집기(記) 10화에선 ‘어느긴밤’을 운영하는 세인트브로스홀딩스의 성기모 대표를 만났습니다. 영상을 통해 확인하시고 ‘구독’과 ‘좋아요’ 부탁드려요!
보양식은 한 철 장사란 인식에 정면으로 맞선 이가 있습니다. 은장어 밀키트 브랜드 ‘어느긴밤’을 운영하는 세인트브로스홀딩스 성기모 대표(39)입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모로코산 은장어를 취급하며 유명 일식집 등에 은장어를 납품하고 있습니다. 생전 처음 들어보는 ‘은장어’라는 어종에 의문을 품으며 성 대표를 꼬집기 위해 장어 공장이 있다는 경기도 평택에 다녀왔습니다.
[영상 바로 보러가기] https://youtu.be/lInSw14Nla4?t=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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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장어 지피지기 작전 돌입
평택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한 휴게소에 잠시 정차했습니다. 평일 오전인데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어딘가로 향하고 있었는데요. 활력이 넘쳐 보이는 시민들을 보니 무기력함을 이미 떨쳐낸 지 오래된 것 같았습니다.
언뜻 50대로 보이는 한 시민에게 다가가 조심스레 연령대를 물으니 70대라는 의외의 답을 들었습니다. 평소 춘곤증 같은 무기력함은 잘 느끼지 않는다며 그 비결은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라고 했죠. 마침 풍천장어를 먹으러 가는 길이라기에 ‘모로코산 은장어’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더니 고개를 내저었습니다. 어쩐지 믿음이 가지 않는다는 이유였죠.
다시 운전대를 잡기 전에 사전 취재가 더 필요하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징어 건조장을 운영하며 영덕군수산물건조영어조합법인 조합장을 맡고 있는 취재원에게 전화를 걸어 ‘장어’에 대해 물었는데요. 장어는 기호식품의 성격이 강해 대중적으로 인기를 얻기 위해선 많은 고민이 필요할 것이란 답변을 듣고 ‘이거다’ 싶어 질문지를 채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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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장어 말고 은장어여야만 하는 이유
사전 취재를 통해 탄탄하게 구성한 질문지를 손에 꼭 쥐고 세인트브로스홀딩스 공장을 찾아갔습니다. 은장어 생물을 관리·손질하는 건물과 가공하는 건물이 따로 떨어져 있었는데요. 성기모 대표를 만나 장어에 대한 모든 것을 꼬집어 물어봤습니다.
Q.언제부터 은장어로 사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나요?
“증조할아버지께서 수산업을 하셨습니다. 어릴 적엔 큰 관심이 없었는데 성인이 되고 난 뒤 삼촌이 은장어를 소개해주셨죠. 다른 장어와 달리 더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나기에 ‘이거다’ 싶었습니다. "
Q.장어 꼬리에 대해 사람들이 착각하고 있는 것이 있다고요?
“장어구이 식당에 가면 밥값 내는 사람이 꼬리를 차지하곤 하는데요. 장어 꼬리는 굳이 찾아 먹을만한 부위가 아닙니다. 사실 지느러미를 먹는 것과 매한가지에요. 전문가들도 꼬리의 특별한 효능에 대해 명확한 근거가 없다 하고요. 선심 쓰듯 꼬리는 상대에게 주고 살점을 먹는 것을 추천합니다.”
Q.모로코산 은장어보다 국내산 풍천장어가 더 좋지 않을까요?
“어떤 것이 더 뛰어나다고 말하고 싶진 않습니다. 다만 각각 원산지의 특징이 분명합니다. 은장어는 불포화지방산이 많아서 부드럽고 가시가 적다는 것이 특징인데요. 큰 가시를 제거하면 조리 과정에서 잔가시들이 모두 녹아내려 먹기 간편하죠.”
Q.장어가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는 보편적인 메뉴라고 보기는 어려워 보이는데요?
“장어 시장 규모를 추산해보면 우리나라만 8000억원을 웃돕니다. 일본은 4조원, 중국은 16조원에 달하죠. 오히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장어 가격이 비싸졌어요. 흔히 생각하는 장어구이 외에도 히쓰마부시(일본식 장어덮밥) 등 다양한 메뉴가 있기 때문에 더욱더 많은 사람들이 장어를 찾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첫해 매출이 4000만원이던데 저조한 성적 아닌가요?
“첫 성과치고는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마케팅 없이 입소문만으로 난 매출이기 때문이죠. 알음알음 입소문이 나면서 김밥 프랜차이즈, 산후조리원, 일본 현지 업체 등에서 연락을 받아 총 18개의 안정적인 거래처를 확보했습니다.”
Q.앞으로 어떻게 은장어를 알려나갈 계획인가요?
“다양한 방법이 있겠지만 현재 계획으로는 프로운동선수들에게 은장어 요리를 밀키트 형태로 제공하려고 합니다. 골프·럭비 등의 운동선수를 후원하는 계약을 앞두고 있죠. 은장어의 매력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살아있는 은장어가 있다는 건물에 가봤습니다. 어린이 수영장 정도의 수조 열댓 개가 펼쳐져 있었는데요. 그 안에는 힘차게 꿈틀거리는 은장어가 가득했죠. 직접 잡아보려 했지만 장어 특유의 미끈미끈한 점액질과 꿈틀거리는 힘 때문에 1초도 쥐고 있을 수 없었습니다. 한여름이 오기 전에 몸보신 차원에서 이 튼실한 장어를 든든히 먹어둬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