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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진 의장이 요즘 1억원 들고 다닌다는데…” 스타트업 창업자들 사이에 쫙 퍼진 소문입니다. 요지는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의 김봉진 창업자가 될성부른 스타트업에 개인 현금으로 1억원씩 묻지마 투자를 한다는 겁니다.

김 의장을 만나, 잘만 보이면 1억원 찜한 것이라는 식이죠. 돈 좀 번 김 의장이 싱가포르로 출국하기 전에 더 큰 돈을 벌 포석을 까는 걸까요.

쫌아는기자들에서 1호를 맡고 있는 성호철 기자가 김 의장에게 전화했습니다.

“아, 그 투자요. 트립스토어, EVR, 파라스타, 더트라이브, 런드리고, 보맵, 다자요, 우화만에 5000만원~1억원 정도 했어요. 이달에 수퍼빈, 수퍼키친, 언리미트에도 할 생각입니다. 아, 참. 우화만은 회사에서 투자하는 방식이어서, 제가 직접 투자하진 않았네요.”

소문은 사실이라는 거네요. 근데 왜 이런 소액 투자를 할까요. 명단을 보면 꽤 유명한 곳도 많아, 사실 개인 돈 1억원 묻어서는 지분율도 별로 안 높을 것 같은데요.

“스타트업이 기관투자자에게 투자 유치할 때 저도 같이 들어가는 방식이에요. 창업자, 그 사람이 좋으면 사람 보고 투자해요.

단, 기관투자자와 달리 저는 창업자의 구주를 인수하는 방식이에요. 왜냐고요? 주변 사람들이 스타트업 투자 유치 소식을 들으면 그 창업자가 돈을 많이 벌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 돈은 회사로 가요. 시리즈C, 시리즈D 갔는데도 창업자는 전세 자금도 없어 쩔쩔 매는 경우도 있어요.

솔직히 엑싯을 하기 전까진 제대로 된 돈을 만져보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요. 왜냐하면 투자자들은 창업자의 구주를 사지 않아요. 투자금이 회사의 금고로 들어가, 연구개발이나 마케팅에 쓰이길 바라지, 창업자에게 들어가길 바라진 않죠. 그런데 창업자도 돈이 필요하죠. 예컨대 전세를 얻으려고 은행에 가면 대접은 딱 직원 10명 정도 둔 영세기업 사장이에요. 일반 직장인보다 대출 받기가 더 힘들어요.”

“2013년, 2014년쯤에 저도 전세금 때문에 쩔쩔 맸어요. 집값은 올라가는데… 그때 장병규 의장(전 4차산업혁명위원장, 크래프톤 창업자)이 그런 식으로 구주를 몇천만원 주고 사주셨어요. 숨통이 트였습니다. 그때 받은 고마움으로, 이번엔 저도 장 의장님처럼 후배들 도와야죠. 네이버를 다니다 나오니 은행에서 전세 대출금 상환을 요구하더라고요.”

세상 인심이란 게 야속하지만, 냉정합니다. 뉴스레터 <스타트업>은 세상의 모든 창업자를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