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은 암세포만 골라 죽이는 치료법인 키메라 항원 수용체(CAR)-T 세포치료 200례를 돌파했다고 13일 밝혔다. 2021년 4월 국내에서 최초로 카티 치료를 시작한 지 4년 만이다.
CAR-T 세포치료는 기존 항암제와 개념이 다르다. 항암 효과 약을 투입하여 암세포를 죽이는 것이 아니라, 환자 자신의 면역세포를 이용하는 방식이다. 면역 세포인 T세포에 항원 키메릭 항원 수용체(Chimeric Antigen Receptor·CAR)를 적용해 암세포만 타격하도록 유전자를 조작한 뒤, 배양해 다시 환자의 몸속에 집어넣어 치료한다. 암세포만 골라 죽이기에 후유증도 적다. 한번 제조해 투여 하는 것으로 치료는 끝난다. 글로벌 제약회사 노바티스가 만든 세계 최초 카티 세포 치료제 ‘킴리아’는 국내엔 2022년 도입됐고, 얀센의 다발골수종 CAR-T 치료제 ‘카빅티주’는 2023년 3월 국내 허가를 받았다.
김원석 CAR T-세포치료센터장(혈액종양내과 교수)은 지난 10일 삼성서울병원 암병원 대강당에서 열린 CAR T-세포 치료 200례 기념 심포지엄에서 “병원 전체가 모두 힘을 합쳐서 노력한 결과 지난해 11월 국내 최초 200례를 달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림프종, 다발 골수종, 소아·청소년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지난 4년간 삼성서울병원 CAR T-세포 치료의 성과와 경험을 공유했다.
치료 결과도 고무적이다. CAR T-세포 관련 국제 2상 임상 연구에 보고된 치료 반응률 52%와 비교해 삼성서울병원의 치료 반응률은 59%로 앞선다. 지난해 대만국립대병원 야오 밍(Yao Ming) 소아혈액종양내과장 등을 포함한 의료진이 방문해 CAR T-세포 치료 관련 비결을 묻고 돌아갈 정도다.
삼성서울병원은 국내에서 가장 먼저 ‘CAR T-세포 치료센터’를 설립해 다학제 기반 진료 시스템을 가동 중이다. 주 진료과인 혈액종양내과와 소아청소년과 교수진이 종양전문간호사와 함께 환자를 치료한다. 진단검사의학과, 신경과, 감염내과, 중환자의학과 등 여러 진료과 의료진이 참여하는 다학제 치료와 CAR T-세포 치료 환자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치료 성적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김원석 센터장은 “국내에서 가장 먼저 CAR T-세포 치료를 시작한 데서 나아가 앞으로 CAR T-세포 치료를 가장 잘하는 센터로 만들겠다”면서 “보다 다양한 치료 대안을 마련해 더 많은 혈액암 환자가 더 나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