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청정 수소 생산 기술 중 하나인 고온 수전해의 내구성 저하 원인을 찾아냈다. 고온 수전해는 수소 생산 단가가 낮아 수소 경제를 활성화하려면 반드시 필요한 기술이다.
윤경중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수소에너지소재연구단장과 장혜정 KIST 책임연구원이 이끄는 연구진은 고온 수전해의 성능 저하 원인을 찾아냈다고 16일 밝혔다.
수전해는 물을 전기로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이다. 수소는 연료전지의 연료로 사용해 탄소 배출이 없는 친환경에너지원으로 사용할 수 있다. 고온 수전해는 섭씨 700도 이상 고온의 수증기를 전기에너지로 분해해 수소를 만드는 방식으로, 일반적인 수전해 기술보다 수소 생산 단가를 낮출 수 있다. 물을 분해하기 위해 필요한 전기에너지가 높은 온도에서 더 낮아지는 현상을 이용한 덕이다.
하지만 고온 수전해는 내구성이 떨어져 오랜 기간 반복 사용하면 수소 생산 효율이 낮아지는 문제가 있다. 이로 인해 상용화가 늦어지고 있으나, 아직 정확한 원인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연구진은 수전해 전지의 전극과 전해질 사이에서 나타나는 열화 과정을 투과전자현미경(TEM)으로 분석했다. 열화 과정은 오랜 기간 반복 사용할 때 장치나 부품의 내구성이 떨어지는 현상이다.
분석 결과, 수전해 반응이 일어나도록 하기 위해 산소를 주입할 때 축적되는 ‘산소 이온’이 내구성 저하의 원인으로 나타났다. 산소 이온은 전극과 전해질 사이에 균열을 만들고 성능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표면에 만들어진 결함을 영상으로 확인해 열화 초기에 나타나는 현상의 특성을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고온 수전해의 성능 저하 문제를 해결할 단서로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고온 수전해를 600도 이상 고온에서 장시간 안정적으로 작동하고, 내구성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소재 개발도 가능해질 것이라는 기대다.
연구진은 고온 수전해 장치 제조 기업과 협력해 자동화 생산 공정도 구축한다. 산소 이온이 축적되지 않는 고온 수전해 장치와 소재를 개발해 청정 수소의 생산 단가를 낮춘다는 목표다.
장 책임연구원은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고온 수전해의 열화 현상 원인을 초기 단계에서 파악할 수 있었다”라며 “고온 수전해의 내구성과 생산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전략을 제시하고, 청정 수소 생산의 경제성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에너지 및 환경 과학’에 지난 5월 22일 소개됐다.
참고 자료
Energy & Environmental Science(2024), DOI: https://doi.org/10.1039/D4EE00896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