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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노화된 세포를 젊은 세포로 되돌리는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노화 현상을 막고 각종 노인성 질환을 사전 억제할 수 있는 치료제를 개발할 단서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카이스트(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조광현 교수팀은 “노화된 인간 진피 섬유아세포를 정상적인 젊은 세포로 되돌리는 역 노화의 초기 원천기술을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과 산학 공동연구를 통해 최초로 개발된 노화 인공피부 모델에서 이 기술을 적용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됐다.

◇젊은 세포 되돌릴 핵심 조절 인자 발견

현재 널리 연구되고 있는 회춘 전략은 이미 분화된 세포를 역분화시키는 4개의 ‘OSKM(Oct4, Sox2, Klf4, c-Myc) 야마나카 전사인자’를 일시적으로 발현시켜 노화된 세포를 젊은 상태로 되돌리는 전략이다. 이 기술은 노화된 세포가 젊은 세포로 되돌아갈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지만, 종양의 형성과 암의 진행을 유발하는 부작용이 생긴다.

조 교수팀은 노화된 인간 진피 ‘섬유아세포’를 정상적인 젊은 세포로 되돌릴 수 있는 핵심 조절인자를 찾아냈다. 단백질 합성·세포의 성장 등을 조절하는 ‘mTOR’와 면역 물질 사이토카인의 생성에 관여하는 ‘NF-kB’를 동시에 제어하는 상위 조절 인자인 ‘PDK1’이다. 섬유아세포는 피부의 주름과 탄력에 관여하는 세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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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으로 노화 세포 젊은 세포로 되돌려

연구진은 노화된 인간 진피 섬유아세포에서 PDK1을 억제했을 때 세포노화 표지 인자들이 사라지고 주변 환경에 적절하게 반응하는 정상 세포로서 기능을 회복하는 현상을 확인했다. 즉, PDK1을 억제함으로써 다시 원래의 정상적인 젊은 세포 상태로 안전하게 되돌릴 수 있음을 증명한 것이다.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은 동백추출물에서 PDK1 억제 성분을 추출해 노화된 피부의 주름을 개선하는 화장품을 개발 중이다.

조광현 교수는 “그동안 비가역적 생명현상이라고 인식돼왔던 노화를 가역화할 가능성을 보여줬다”라며 “이번 연구는 노화를 가역적 생명현상으로 인식하고 이에 적극적으로 대처해 건강 수명을 연장하는 한편 노인성 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새로운 시대의 서막을 열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