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영상 인식 증강 모델. 악천후로 잘 보이지 않는 영상(a)이 증강 모텔을 거치면(b), 오염되지 않은 영상(c)과 비슷해진다. d는 오염된 입력 영상과 영상 증강 결과 사이의 변화를 보여준다 붉은색일수록 증강이 많이 이뤄진 부분이다./포스텍

영화에선 늘 비 오는 날 밤에 범죄가 일어난다. 궂은 날씨 탓에 방범 카메라(CCTV)나 자동차 블랙박스에 범죄 현장이 찍혀도 범인 얼굴을 알아보기 어렵다. 국내 연구진이 인공지능(AI)을 이용해 흐린 날씨에도 영상에 찍힌 범죄 현장을 또렷하게 확인할 길을 열었다.

포스텍(포항공대)은 지난 14일 “인공지능 대학원의 곽수하⋅조성현 교수 연구진이 ‘유럽 컴퓨터 비전 학술대회’에서 악천후 상황에서도 영상 인식을 제대로 할 수 있게 돕는 새로운 영상 증강 모델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AI는 사람 대신 카메라에 찍힌 영상을 분석할 수 있을 정도로 발전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날씨나 조명이 좋을 때만 가능하다. 비나 눈이 쏟아지거나 카메라의 빛 노출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인식률이 급감한다.

포스텍 연구진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 영상 인식 AI에게 안경과 같은 역할을 하는 영상 증강 모델을 개발했다. 이 모델은 각종 악조건으로 손상된 영상을 기존 영상 인식 프로그램이 인식하기에 적합한 형태로 바꾼다. 연구진은 증강 모델을 적용한 결과 영상 분류 작업의 정확도가 손상된 영상에서 47.4%에서 57.8%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실험을 통해 이번 영상 증강 모델이 다른 영상 개선 모델보다도 성능이 월등히 뛰어나다는 것을 확인했다.

곽수하 교수는 “일종의 사전 작업을 하는 방식이어서 기존 영상 인식 AI를 재학습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며 “궂은 날씨에 운행하는 자율주행 자동차의 안전성을 높이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삼성전자 미래기술 육성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이영완 과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