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C 생태학 사진 대회 우승작. 바이러스에 감염된 어린 군함새이다./BMC

인간만 바이러스의 직격탄을 받은 게 아니었다. 새들도 바이러스에 감염돼 털이 빠지고 결국 목숨을 잃고 있다. 스프링거 네이처 그룹이 발간하는 국제 학술지 ‘BMC 생태학’은 최근 제7회 생태 사진전 우승작으로 바이러스에 감염된 어린 아메리카 군함새를 찍은 사진을 뽑았다. 생태 사진전은 자연의 아름다움과 생태학 연구 현장을 널리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군함새는 아메리카 대륙의 적도 근처 연안에 사는 바닷새다. 프랑스 파리 국립자연사박물관의 데이비드 코스탄티니가 발견한 이 새는 결국 목숨을 잃었다. 그는 “프랑스령 기아나에서 사진을 찍었을 때 이미 군함새 전체로 바이러스가 퍼진 상태였다”고 밝혔다.

과학자들은 현재 바이러스 감염의 원인과 결과를 연구하면서 군함새 개체군을 보존할 방법을 찾고 있다. BMC 생태학지 편집자들은 “코스탄티니의 놀라운 사진은 바이러스의 공격을 심하게 받은 또 다른 동물 종이 있음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오늘날 코로나 대유행 시기에 이 역시 자연의 일부분임을 알려준다”고 밝혔다.

준우승작은 오만 이브리 지역병원의 수레시 박사가 찍은 녹색 숲 도마뱀 사진이 차지했다. 수레시 박사는 도마뱀이 짝짓기를 위해 화려한 붉은색을 목덜미에 나타낸 순간을 포착했다.

BMC 생태학 사진 대회 준우승작. 녹색 숲 도마뱀./BMC

◇"바이러스 공격은 자연의 일부분"

행동과 생리 생태학 부문상은 호주 국립대의 데이미언 에스케레가 촬영한 좀비 곤충 사진에 돌아갔다. 녹색 바구미 표면에 돋아 있는 곰팡이는 딱정벌레의 행동을 자신의 생존에 유리하게 조종하다가 결국 죽인다.

BMC 생태학 사진전 행동, 생리 생태학 부문 수상작. 곰팡이에 감염돼 좀비가 된 바구미이다./BMC

거시생태학 부문상은 중국 푸저우대의 하오윤 좡이 찍은 달랑게 사진이 받았다. 달랑게는 창백한 빛으로 모래와 구별이 잘 되지 않아 포식자를 피한다. 사진 속의 게는 해변에 남은 사람 발자국에 몸을 숨겼다.

BMC 생태학 사진전 군집과 거시생태학 부문 수상작. 사람 발자국에 몸을 숨긴 달랑게이다./BMC

보존생태학 부문 수상작은 중국과학원 쭈창 쉬의 ‘수관기피(樹冠忌避)’ 사진에 돌아갔다. 나무의 꼭대기 가지들이 서로 침범하지 않고 간격을 유지하며 공생하는 모습을 잘 포착했다. 수관기피 덕분에 나뭇가지 경계선 사이로 햇빛이 낮은 곳까지 내려와 다른 식물들도 자랄 수 있다.

BMC 생태학 사진전 보존생태학과 생물디양성 연구 부문 수상작. 꼭대기 가지들이 서로 거리를 둔 수관기피 현상을 보여준다./BMC

조경생태학 부문상은 중국 저장대 연구진이 고비 사막의 풍력 터빈을 찍은 사진이 차지했다.

BMC 생태학 사진전 편집장상 수상작. 호사북방오리를 찍은 사진으로 '왕의 욕실'이란 이름을 붙였다. /BMC

편집장상은 독일 빌레펠트대 연구진이 호사 북방오리가 물속에 있는 모습을 촬영한 사진이 받았다. 호사 북방오리가 영어로 ‘킹 아이더(King Eider)’라고 불린다고 해서 사진 제목도 ‘왕의 목욕(The King’s Bath)’이라고 붙였다. 앨리슨 커프 BMC 생태학지 편집장은 “오리의 빛나는 활력이 흑백의 배경과 함께 우울한 우승작과도 대조를 이뤄 편집자상 수상작으로 뽑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