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잠실주공5단지 전경/조인원 기자

정부가 강남 집값을 잡겠다며 지난 6월 ‘6·17 대책’을 통해 ‘토지거래허가제’라는 초강수를 꺼냈지만 이를 비웃듯 신고가(新高價)가 잇따르고 있다. 온갖 규제에도 불구하고 넘쳐나는 시중 유동성이 ‘똘똘한 한채’에 몰리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는 셈이다.

1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송파구 잠실동의 주공5단지 전용면적 82㎡가 24억6100만원에 거래됐다. 작년 12월 기록한 최고가(24억3400만원)보다 3000만원 가량 높은 가격이다. 지난 연말 최고가를 찍은 후 올 상반기 들어 20억원보다 낮은 금액에도 거래되는 등 한동안 주춤한 모습을 보였지만 6월 이후 다시 예전 시세를 회복했고, 최고가를 경신하기에 이른 것이다.

잠실주공5단지가 있는 잠실동은 강남구 청담·대치·삼성동과 함께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지역이다. 거래허가구역이 되면 토지면적 18㎡(공동주택은 대지지분)를 초과하는 주택을 거래할 때 구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허가를 받으려면 매수자가 잔금을 지급한 후 곧바로 입주해야 한다. 전세를 끼고 사는 ‘갭투자’가 불가능해 현금을 충분하게 갖춘 실수요자만 집을 살 수 있다는 의미다.

이처럼 투자수요의 진입 자체가 막혔음에도 불구하고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선 최근 신고가가 이어지고 있다. 잠실 트리지움 전용 84㎡도 지난달 말 22억원에 팔리며 신고가를 경신했고,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76㎡도 지난달 6일 22억2000만원에 거래되며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토지거래허가제라는 극단적인 대책에도 불구하고 신고가가 계속 나오는 것은 시중 유동성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강남 아파트 만한 투자처가 없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