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에 설치된 은행 ATM기./연합뉴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국내 주식시장 상승세 속 파킹통장을 전전하며 대기자금을 넣어놨던 예금족도 ‘파킹형 상장지수펀드(ETF)’로 자금을 옮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킹통장은 주차하듯 짧은 기간 돈을 맡겨도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수시 입출식 통장을 일컫는다.

파킹형 ETF 역시 차를 잠시 세워뒀다 빼는 것처럼 하루 단위로 수익률이 계산돼 언제든 넣고 뺄 수 있는 단기 투자형 상품을 가리킨다. 증권계좌 안에서 주식처럼 매수·매도가 가능하다.

◇연 3%대 파킹형 ETF로 대기자금 이동

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4일까지 대표적 파킹형 ETF인 ‘KODEX 머니마켓액티브’에는 올 들어서만 1조422억원 자금이 몰렸다. 순자산 규모(7조7000억여원)는 국내 ETF 전체 중 5위 규모다.

이 ETF는 초단기 채권, 기업어음 등 신용도 높은 유동성 자산에 투자하는 머니마켓펀드 운용방식을 기반으로 설계됐다. 최근 1년 수익률은 연 3.01%로 집계됐다.

이밖에 단기자금 투자용으로 많이 쓰이는 ‘KODEX CD금리 액티브’ ‘TIGER CD금리 투자 KIS’ ‘TIGER 머니마켓액티브’ 등의 수익률이 각각 연 2.71%, 연 2.66%, 연 2.67%로 집계됐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ETF 시장이 커지고 친숙해지면서 은행 거래만 하던 고객들도 공격적 투자가 아니더라도 현금성, 단기자금을 굴리는 용도로 파킹형 ETF를 찾기 시작했다”며 “한 번에 수천 만원대 뭉칫돈이 들어와 파킹형 ETF 성장세가 특히 두드러진다”고 했다.

◇’미끼 금리’에 파킹통장 인기는 시들

반면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파킹통장을 포함한 요구불 예금 잔액은 643조여원으로 한 달 사이 30조7000억원이 증발했다. 예금족들은 예금 금리가 점점 낮아지며 고금리를 내건 파킹통장도 뜯어보면 이자가 너무 낮다고 하소연한다. 단지 주식시장 호황에 돈을 옮기는 것이 아니라, 파킹통장 자체의 매력도 떨어졌다는 것이다.

대부분 파킹통장은 일정 금액까지만 고금리를 주고 고액 예치액에 대해서는 금리가 뚝 떨어지는 ‘금리 절벽’이 나타난다. 일례로 ‘연 7%’ 금리를 내세운 OK저축은행 ‘OK짠테크통장2’는 사실상 50만원까지만 연 7% 최고 금리가 적용된다. 이후 ‘500만원 이하 분’에 최고 연 2.8%, ‘5000만원 이하 분’에 최고 연 2.1%가 적용된다.

1금융권에서 파킹 용도로 쓰이는 KB국민은행 ‘모니모 KB 매일 이자 통장(연 4%)’, IBK기업은행 ‘IBK 든든한 급여 통장(연 3.1%)’, 우리은행 ‘삼성월렛머니 우리 통장(연 3.5%)’도 200만원까지 최고 금리가 적용되는 이벤트성 상품이다.

최근 파킹통장에서 자금을 뺐다는 한 투자자는 “3000만원 정도 애매한 목돈이 있으면 기준금리보다 낮은 예금 금리에 돈 넣을 곳을 찾기가 어렵다”며 “연 2%대 후반 수익률을 기대하고 파킹형 ETF로 돈을 옮겼다”고 했다.

다만 파킹형 ETF는 예금자보호 대상이 아니다. 기초자산을 초단기·우량 현금성 자산 중심으로 구성하기에 사실상 원금 손실 가능성은 낮지만 미세하게라도 원금이 움직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