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지난 4월 을지로3가에 출몰한 이유는? /인스타그램 캡처

신세계그룹이 다섯개의 호텔을 잇따라 개장한다.

신세계조선호텔은 다음달부터 내년 봄까지 부산·제주에 이어 서울 강남·을지로·경기 판교에 신규 호텔을 잇따라 선보인다고 16일 밝혔다.

코로나로 서울 도심 호텔 예약률이 30%를 밑돌고, 중소 호텔들은 문을 닫는 상황에서 공격적인 확장을 하는 것이다. 당초 호텔업계에선 신세계가 새 호텔 개장을 연기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최근 서울 강남 호텔 신축 현장을 직접 방문한 사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등 호텔 사업을 직접 챙기면서 예정대로 개장 일정을 밀어붙였다. 정 부회장의 이런 승부수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호텔업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서울 강남·강북, 판교, 제주, 부산에 1536객실 공급

당장 3주 뒤부터 개장 일정이 촘촘하다. 오는 10월 7일에 부산 해운대 노보텔 앰배서더 부산을 리모델링한 ①‘그랜드 조선 부산’(330실) 오픈을 시작으로, 10월 말에는 서울 을지로3가에 신축한 ②‘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서울 명동’(375실)을 연다.

오는 10월 7일 개장하는 그랜드 조선 부산 호텔(왼쪽)과 올해 12월 여는 그랜드 조선 제주 호텔 조감도. /신세계조선호텔

12월에는 제주 중문단지의 켄싱턴 호텔 제주를 리모델링한 ③‘그랜드 조선 제주’(271실)와 경기 판교역에 신축한 ④‘그래비티 서울 판교, 오토그래프 컬렉션’(306실)을 개장한다.

2020년 12월 말 문을 여는 경기 판교 '그래비티 서울 판교, 오토그래프 컬렉션' 조감도. /신세계조선호텔

내년 4월에는 서울 역삼동 르네상스 호텔 부지에 신축한 ⑤‘조선 팰리스 서울 강남, 럭셔리 컬렉션 호텔’(254실)을 연다. 강남권을 들썩이게 할 최상급 호텔 브랜드로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의 ‘럭셔리 컬렉션’과 국내 최초로 제휴를 맺었다.

2021년 4월 문을 여는 서울 역삼동 '조선 팰리스 서울 강남, 럭셔리 컬렉션 호텔' 조감도. /신세계조선호텔

◇"다 계획이 있었구나"…을지로, 테헤란로 누비며 답사

코로나 확산으로 호텔업계가 침체의 늪에 빠진 상황에서, 신세계의 공격적인 행보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 부회장은 대형마트, 복합쇼핑몰에 이어 유통업의 가치 사슬을 잇는 신세계만의 비즈니스 생태계를 완성하기위해 호텔 사업에 큰 애정을 쏟고 있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정 부회장은 경기 화성에 유통·호텔·테마파크 등을 짓는 거대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라며 “일종의 ‘신세계 유니버스(universe·우주)’를 구축하려는 것같다”고 말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지난 4월과 8월에 신규 호텔 부지 근처를 찾아 현장을 점검하고, 일대 문화 트렌드를 직접 체험하는 사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왼쪽은 이른바 '힙지로'라고 불리는 을지로3가의 유명 맛집 벽에 싸인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 근처에는 오는 10월 말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서울 명동'이 문을 연다. 오른쪽은 내년 4월 개장하는 서울 역삼동 '조선 팰리스 서울 강남, 럭셔리 컬렉션 호텔'에서 바라본 도심 전망 사진이다. /인스타그램 캡처

정 부회장은 최근까지 신규 호텔 부지를 직접 찾아 현장을 점검하고, 주변 문화 트렌드를 체험하는 사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렸다.

지난 4월에는 자신만의 고유한 패션과 음악, 생활을 추구하는 젊은이들이 많이 찾아 ‘힙지로’라고 불리는 을지로3가 소규모 맛집에 출몰, 힙스터 체험에 나섰다. 바로 이 근처에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서울 명동’이 문을 연다. 지난달에는 ‘조선 팰리스 서울 강남, 럭셔리 컬렉션 호텔’ 현장을 찾아 도심 전망 ‘인증샷’을 올리기도 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인스타그램(@yj_loves)에는 업무와는 무관해 보이는 사진(왼쪽)과 기업 경영, 사업체 관련 사진이 적절히 섞여 있다. /인스타그램 캡처

최근 유통업계에서는 정 부회장의 인스타그램(@yj_loves)을 들여다보면 신세계 그룹의 사업 구상과 경영 철학을 읽을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업무와는 큰 상관이 없어 보이는 일상 사진 속에 경영 전략과 철학을 담은 게시물도 섞여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와 가장 가깝게 맞닿아 있는 유통업 특성상 고객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유머러스한 사진도 스스럼없이 올린다. 팔로어 수는 42만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