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일본 오사카 G20 정상회의에서 만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세계무역기구(WTO)가 15일(현지 시각) 미국이 중국산 수출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한 것이 무역 규칙에 어긋난다며 중국 손을 들어줬다.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나 “WTO는 중국이 하고 싶은 대로 다 하게 내버려뒀다. 우리는 WTO에 뭔가를 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 WTO에 대한 후속 조치를 시사했다.

이날 WTO에서 1심 역할을 담당하는 분쟁해결기구 전문가 패널은 “미국이 2018년 중국 수출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해 국제 규정을 위반했다”며 “미국이 의무에 부합하는 조치를 취하도록 권고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정부는 2018년부터 중국의 정부 보조금 지급과 지식재산권 침해 등을 이유로 2340억달러(약 276조원) 규모의 중국산 상품에 최대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 중국은 이듬해 이를 WTO에 제소했다. 1년간의 심리 끝에 WTO는 미국이 관세를 높인 중국산 제품이 중국의 지식재산권 도용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보여주지 못했다고 지적하며 중국 편에 섰다.

하지만 이번 WTO의 결정이 미국의 태도를 바꾸지는 못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WTO의 분쟁 해결 절차는 2심제인데, 이번 결정은 1심 판결이라 최종 결정은 아니다. 이론적으로 미국은 60일 이내에 항소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WTO엔 최종심 역할을 할 기구가 없다. 미국이 오바마 정권 말기인 2016년부터 상소위원 임명에 동의해 주지 않아, 상소기구 기능이 마비됐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판결은 중국의 ‘서류상 승리’"라며 "미국이 WTO를 절름발이로 만든 만큼 판결의 의미는 적다”고 했다.

이번 판결이 재임 기간 내내 WTO를 비난하면서 탈퇴 가능성을 내비쳐온 트럼프 대통령과 WTO의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 대표는 성명에서 “WTO는 중국의 해로운 기술 관행을 막기에 완전히 부적절하다는 것이 드러났다”며 “미국은 불공정 무역 관행에서 스스로를 방어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