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세계 최대 유통기업인 미국 아마존에 배터리를 공급한다. 14일 물류 및 로봇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최근 아마존 물류 자동화 로봇에 들어가는 배터리 공급업체로 선정됐다. 올해 들어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1위 자리를 굳히고 있는 LG화학이 ‘유통 공룡’ 아마존까지 고객사로 확보하게 된 것이다.

/아마존

LG화학은 2023년부터 아마존 물류 자동화 로봇에 탑재되는 배터리를 공급할 예정이다. 아마존은 지난 2012년 물류창고에 물류 자동화 로봇을 도입했다. 아마존은 이 로봇을 개발한 ‘키바(Kiva) 시스템즈’를 2012년 당시 8000억원에 인수했다. 아마존은 창고에서 사람 대신 물건을 옮겨주는 물류 자동화 로봇을 도입해 시간과 비용을 감소시키는 등 혁신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마존은 현재 이 로봇을 4만대 넘게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이 아마존 로봇에 탑재하는 배터리는 세계 전기차 1위 업체 테슬라에도 공급하고 있는 원통형 배터리다.

이번에 LG화학이 아마존에 공급하는 물량은 수백억원 정도로 알려졌다. 지난 2분기 배터리 부문에서만 2조 8230억원의 매출을 올린 LG화학 입장에서 큰 규모라고 할 순 없지만, 회사 내부에선 아마존을 새 고객사로 맞이한 것에 크게 고무된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마존의 사업 규모가 빠르게 확대되는 만큼 물류 로봇용 배터리 수요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아마존 납품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글로벌 서비스 로봇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매쿼리는 서비스 로봇 시장이 연평균 32%씩 성장해 2025년에는 1000억 달러(약 118조원) 규모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서비스 로봇 시장의 규모가 2025년에는 현재의 PC에 버금가는 규모로 커진다는 것”이라며 “배터리 시장도 최소 수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아마존의 배터리 공급업체 선정과 관련해 LG화학 측은 “고객 관련 사항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B2면에 계속

업계에선 LG화학이 아마존에 이어 조만간 세계 1위 서비스 로봇 업체인 미국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대규모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992년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분사돼 설립된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2013년 구글에 인수됐다, 2017년 소프트뱅크의 품에 들어간 회사다. 험지에서도 빠른 이동이 가능한 사족 보행 로봇 ‘스팟’으로 잘 알려져 있다.

배터리 분야에서 2만 2016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LG화학은 2024년에 배터리 매출을 30조원까지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LG화학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 CATL과 일본 파나소닉 등을 제치고 올해 1~7월 점유율 1위(25.1%)를 차지했다. 코로나 여파로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위축되면서 일본·중국 배터리 업체의 실적이 주춤한 가운데 LG화학은 르노·아우디 등 주요 고객사들의 전기차 판매가 늘면서 코로나 타격을 피했다.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 로봇뿐 아니라 전기 선박, 드론 등으로 배터리 공급처를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무인기에 차세대 배터리로 꼽히는 리튬-황 배터리를 탑재해 일반 항공기가 비행하기 어려운 고도 12~22km의 성층권 비행에 성공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