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를 닮은 모습으로 변신한 털사의 ‘골든 드릴러’ 동상.

전기차 회사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CEO가 “어안이 벙벙해질 정도로 깜짝 놀랄 뉴스를 발표하겠다”고 예고한 배터리 데이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현지 시각으로 22일 오후 1시30분(한국 시각으론 23일 오전 5시30분)에 배터리와 관련한 경천동지할 뉴스를 발표하겠다고 해서 세계 투자자들의 시선이 쏠립니다. 테슬라는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산 해외 주식이기도 합니다. ‘배터리데이’에 머스크가 내놓을 ‘깜놀 뉴스’의 맥락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Mint가 준비했습니다. 테슬라 실적 자료에서 뽑아낸 ‘테슬라에 대해 알아야 할 10가지’입니다.

◇1. 테슬라는 상반기에 차 18만대를 팔았다(선방했다)

테슬라 2분기 실적 발표를 보면, 자동차 판매로 인한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는 다소 줄었고, 전분기와는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2분기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충격을 감안하면 ‘선방’했다고 볼 수도 있는 ‘그저그런’ 판매 실적입니다. 미국 테슬라 공장이 코로나 때문에 한동안 문을 닫는 바람에 자동차 생산을 충분히 할 수 없어서, 2분기 판매 대수(총 9만891대)는 지난해에 못 미쳤습니다.

상반기 차량 인도 대수는 약 18만대였습니다. 연간 목표치 50만대에 못 미치는 페이스지만, 역시 코로나라는 변수를 감안하면 최악은 아니라는 평가가 많습니다. 테슬라도 실적 자료에서 ‘타사’에 비해 테슬라는 장사를 괜찮게 했다고 홍보하고 있네요.

주요 자동차 회사들의 2020년 상반기 자동차 인도 추이. 전년 대비 증감률이다. 왼쪽부터 테슬라, 현대+기아, 메르세데스, 도요타, BMW, 폴크스바겐, 포드, 니산, 르노, PSA. /테슬라 2분기 실적

◇2. ‘완전 자율 주행’이라는 소프트웨어가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전문가들은 판매 대수보다는, 수익성을 주목합니다. 즉 테슬라가 차 한대를 팔아서 얼마를 남겨먹느냐 하는 문제입니다. 테슬라는 지난 5월 ‘FSD(Full Self Driving·완전 자율주행)’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옵션 가격을 7000달러에서 8000달러로 올렸습니다. 소프트웨어는 그 특성상 여러개를 제작한다고 비용이 올라가는 건 아닙니다.(그냥 복제만 하면 되니깐요.) 즉, 소프트웨어를 많이 팔면 마진을 비교적 많이 남길 수 있습니다. 테슬라의 영업이익(매출에서 비용을 뺀 금액)은 지난해 2분기 -1억6700만달러였지만, 올해 2분기엔 3억2700만달러 플러스로 돌아섰습니다. 영업이익률도 -2.6%에서 5.4%로 좋아졌고요. 그 중요한 원인을 테슬라는 소프트웨어라고 꼽고 있습니다.

◇3. 테슬라 총이익 중 상당 부분은 규제 관련 수익에서 비롯됐다(나쁜 소식은 아니다)

테슬라의 총이익(매출에서 원가를 뺀 금액)을 보면 규제로 인한 수익(타사에 탄소배출권 등을 판매하고 받은 돈)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2분기 총이익은 13억1700만달러인데, 이중 4억2800만달러가 이런 식의 수익이라고 되어 있네요. 지난해 같은 기간(1억1100만달러)보다도 많이 늘었습니다. 일부에선 이 부분을 지목하며 테슬라의 총이익이 ‘허당’이라고 하기도 하는데, 사실 나쁜 건 아닙니다. 환경에 대한 경각심은 계속 커지고 있고, 테슬라가 이 부문에서 앞서나가는 기업이라면 이득을 보는 게 당연하니깐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3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 근교에 건설 중인 기가팩토리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 EPA·연합뉴스

◇4. 테슬라 자율주행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테슬라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는 빠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선 테슬라 2분기 실적 발표를 그대로 인용합니다.

테슬라가 고객들의 교차로 주행과 관련한 더 많은 자료를 수집하면서, 신호등 및 ‘정지’ 표시 인식 시스템은 점점 고도화되고 있다. 2분기를 기점으로, FSD를 장착한 테슬라 차량은 안전하다고 판단될 경우엔 운전자의 확인 없이도 교차로에서 멈추거나 주행할지를 알아서 결정할 수 있게 되었다. 궁극적으론 운전자 확인을 완전히 불필요하게 만들 계획이다.
테슬라가 모델S를 판매하기 시작한 지도 8년이 넘었는데, 그동안 우리는 100만대가 넘는 차량에 대해 소프트웨어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해왔다. 우리는 매주 블로그, 소셜미디어 등에서 피드백을 모아 우리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분석하고 이를 소프트웨어 개선에 반영한다. 소프트웨어 무선 업데이트는 초기부터 테슬라의 주요 전략이었으며 관련 기술은 계속 발전하고 있다. 예를 들어 2분기에 우리는 차량 내부 카메라, 주차 카메라 기능을 강화했고 사용자 인터페이스도 개선했다.
테슬라 자율주행 시스템. /테슬라

◇5. 테슬라는 배터리가 더 좋아져야 한다는 걸 안다

테슬라는 2분기 실적 발표 자료에 “내연기관 차에서 전기차로 바꾸려는 소비자에게 배터리 성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고 있다”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테슬라는 모델S의 배터리가 전기차 중에 처음으로 주행거리 400마일(643km)을 달성했다는 점을 내세웁니다. 한번 충전하면 이정도를 갈 수 있다는 뜻인데요, 전기차 치고는 좋은 성능이지만 중형 가솔린 차가 700~800km 정도를 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 갈 길이 꽤 남았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22일 배터리데이가 중요하다고도 볼 수 있고요.

◇6. 테슬라는 굴러다니는 인공지능 컴퓨터를 지향한다

자동차 회사들이 내세우는 특장점은 제각각입니다. 볼보처럼 ‘안전’에 집중하는 회사도 있고, 몇몇 일본 브랜드처럼 ‘가성비’로 승부하는 회사도 있습니다. 테슬라의 지난해 실적 연례 보고서를 보면 이 회사가 차체라는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를 전면적으로 내세우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실적 보고서 첫장은 보통 회사의 ‘개요(Overview)’를 설명하며 시작합니다. 2019년 연간 실적 보고서 개요에 나오는 이 문단은 테슬라가 소프트웨어에 얼마나 집중하고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자율주행을 위한 반도체를 차에 싣고 다니면서(‘자율주행 하드웨어’) 신경망을 결합하겠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런 고성능 컴퓨터는 전력을 많이 소비하고, 그렇기 때문에 배터리는 테슬라에겐 앞으로 더 중요해질 가능성이 큽니다.

테슬라 모델3에 들어가는 전자제어유닛(ECU). /테슬라


◇7. 테슬라 ‘자동차’ 매출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까지 포함돼 있다

테슬라는 매출을 크게 넷으로 분류합니다. 자동차 판매, 자동차 리스, 서비스, 에너지 등입니다. 테슬라 차값의 20% 가까이를 차지하는 자율주행 옵션은 ‘서비스’로 분류될 법도 한데 ‘자동차 판매’로 집계합니다. 애플은 아이폰을 쓸 때 없어서는 안되는 운영체제(iOS)는 휴대폰 매출로 잡는 대신 애플뮤직이나 앱스토어 등에서 발생하는 매출을 모두 ‘서비스’로 넣는데 말이죠.

테슬라의 경우 ‘자동차 판매’엔 이런 것들이 들어갑니다. ‘전기차 판매, 수퍼차저(자체 운영 배터리 충전소),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등.’ 그렇다면 ‘서비스’ 매출엔 무엇이 들어갈까요. 보증 수리와 보험 등을 포함시켰습니다. 지난해 기준으로 자동차 판매는 200억달러, 서비스는 22억달러를 기록했네요.

◇8. 위험요소 1: 테슬라의 가장 큰 ‘불안’ 생산 지연

실적 발표 보고서엔 투자자가 고려해야 할 ‘위험 요소’들이 적혀 있습니다. 투자를 결정하기 전 반드시 읽어봐야 할 항목으로 꼽힙니다. 테슬라가 밝힌 위험요소 중 세 가지를 정리하며 마무리하겠습니다.

첫 번째 위험요소는 생산 지연입니다. 2분기 코로나로 인한 생산 중단으로 매출이 갑자기 감소했는데 테슬라는 과거에도 생산이 주문을 따라가지 못해 주가가 폭락한 적이 있습니다. 테슬라의 설명입니다. ‘우리는 과거와 마찬가지로 미래에도, 차량의 디자인과 생산에 심각한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 늘어나는 주문을 따라가지 못하거나 충분한 충전소를 짓지 못해 타격을 입을 위험 말이다.'

◇9. 위험요소 2: ‘빅플레이어’들이 가세한, 뜨거운 전기차 경쟁

테슬라가 있기 전에 이미 시장엔 ‘공룡’ 자동차 회사들이 여럿 존재했습니다. 현대차도 그중 하나이고요. 이런 회사들이 아직 전기차 분야에서만큼은 테슬라를 따라오지 못하고 있지만, 테슬라가 영원한 ‘승자’로 남을 수 있다는 보장은 없지요.

테슬라는 앞으로 점점 더 가열될 전기차 분야의 경쟁을 위험 요소로 적시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영업하는 시장은 매우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우리가 이 경쟁에서 살아남으리라고 확신할 수는 없다. 우리는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 봉착해 있고 미래엔 자동차 회사뿐 아니라 새로운 기술로 무장한 새로운 회사들과도 경쟁해야할 것이다.’ 테슬라는 경쟁사로 ‘입문 수준의 프리미엄 세단 및 콤팩트 SUV를 생산하는 회사’를 꼽으면서, BMW·포드·렉서스·메르세데스·폴크스바겐(그룹) 등을 지목했습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10. 위험요소 3: 너무나 큰 ‘일론 머스크’의 존재감

‘우리는 CEO인 일론 머스크에게 매우 많이 의존한다.' 테슬라에게 머스크는 독보적 리더인 동시에 리스크이기도 합니다. 머스크가 혹시라도 떠나버리거나, 경영을 할 수 없는 상황이 생기면 회사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생전에 스티브 잡스도 애플이 ‘내가 없어도 오래도록 살아남을 수 있는 회사’가 되기를 꿈꿨다고 하지요. 아직 머스크는 건재해 보이지만, 테슬라는 머스크의 그 엄청난 존재감 자체를 위험 요소로 꼽고 있습니다.

머스크는 인터뷰를 하다가 대마초를 피우거나, 트위터에 괴상한 소리를 늘어놓아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들기도 하지요. 그래서 테슬라 이사회는 머스크가 경영과 관련한 트윗을 하기 전에 승인을 받도록 정해두었습니다. 테슬라는 ‘머스크 리스크’를 이렇게 정리합니다. ‘머스크씨는 테슬라에 많은 시간을 쏟고 있고 경영에도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지만 그는 테슬라에 모든 시간을 쓰지는 않는다. 그는 많은 신기술을 동원해 우주선을 발사하는 스페이스X의 CEO이자 CTO(최고 기술책임자)로도 일하고 있다.’ 즉, 머스크가 어느날 테슬라에 무관심해진다면, 그 자체가 회사의 위험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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