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린 가운데 상당수 위원들이 최근 폭증하는 신용대출 위험성에 대해 경고했다./사진=한국은행

“최근 신용대출이 급격히 늘어난 것이 주택대출 규제가 강화된 데 따른 풍선효과 아닌가?”

“신용대출의 구체적 목적과 사용처를 파악하기 어렵지만, 주택 관련 자금수요가 주요 배경 중 하나 아닌가?”

“신용대출 규모가 전체 가계대출에 비해선 작지만, 만기가 통상 1년 내외로 짧아 금융안정 측면에서 또 다른 리스크로 작용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최근 폭증하는 신용대출과 관련, 당국이 신용대출 규제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가운데 지난달 말 열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상당수 금통위원들이 신용대출의 위험성을 경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15일 공개한 지난 8월27일 열린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한 위원은 신용대출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은행의 신용대출 금리가 상대적으로 크게 하락했기 때문인지 한은 관련 부서에 질의했다.

이에 대해 관련 부서는 “여타 대출에 비해 신용대출의 지표금리가 크게 하락한 점이 신용대출 증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인정하면서 “공급 측면에서 볼 때는 은행이 주택 관련 대출 태도를 강화한 반면, 고신용·고소득 차주들의 신용대출에는 상대적으로 완화적 대출 태도를 유지하는 점도 요인”이라고 답했다.

다른 위원은 “신용대출의 급격한 확대를 주택대출 규제 강화에 따른 일종의 ‘풍선효과’로 볼 수 있는지”고 물었고, 한은 관련 부서는 “신용대출의 구체적 목적과 사용처를 파악하기 어렵지만, 여러 정황으로 추정하면 주택 관련 자금 수요가 신용대출 증가의 주요 배경 중 하나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해당 위원은 “과거 개인들이 롤오버(만기연장) 리스크에 직면하면서 신용카드 사태가 불거졌다”며 “신용대출 규모가 전체 가계대출보다 작지만 만기가 통상 1년 내외로 짧다는 점에서 금융안정 측면의 또 다른 리스크 요인인 만큼 경각심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고 우려했다.

이달 10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시중 5대 은행 신용대출 잔액은 총 125조4000억원으로, 8월 말 대비 불과 열흘 만에 1조1400억원이 증가했다. 7월에서 8월 사이에는 4조원이 넘게 늘어나 사상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이들 주요 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평균 1% 후반에서 3% 중반 대에 형성돼 있다.

또 다른 위원도 “자금의 사용처가 특정된 전세자금 대출과 달리, 신용대출의 경우 자금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파악하기 어렵다”며 “이런 자금이 수익률을 좇아 특정 부문에 쏠릴 수 있는 만큼, 자금흐름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지표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