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저금리’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가계가 번 돈에서 빚 갚는 데 쓰는 비율이 역대 최고치인 것으로 집계됐다. 금리가 낮아졌지만, 대출금이 그만큼 많이 늘었기 때문이다. 최근 5년 사이에 우리나라처럼 빚 상환 부담이 빠르게 늘어난 나라는 하나도 없었다.

BIS(국제결제은행)가 14일(현지 시각) 공개한 각국의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올해 1분기 기준 가계부문 DSR은 12.4%로 전년 대비 0.1%포인트 증가했다. DSR이란 연소득 대비 한 해에 갚아야 할 원리금의 비율이다. 우리나라 가계가 1년에 번 돈이 1000만원이면, 그 가운데 124만원은 빚 갚는 데 쓴다는 얘기다. BIS가 지난 1999년 관련 자료를 집계한 이후 최고치다.

우리나라의 가계부문 DSR은 지난 2015년(10.7%) 대비 1.7%포인트 증가했다. 이 같은 상승 폭은 BIS가 자료를 집계한 주요 17국 가운데 가장 높다. 같은 기간 10국에서는 가계부문 DSR이 감소했다.

이는 저금리 현상에 따라 이자 부담이 줄어들었지만, 가계 부채 규모 자체가 그보다 더 빠르게 불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의 1분기 기준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 부채는 95.9%로, 지난 2015년(83.1%) 대비 12.8%포인트 증가했다. 주요국 가운데 이 기간 우리보다 상승 폭이 큰 곳은 중국·홍콩뿐이다.

가계와 비금융 기업을 합한 비금융부문 DSR은 올해 1분기 기준 20.2%로 집계됐다. 주요 32국 가운데 여덟째로 높은 편이다. 지난 2015년(18.7%) 대비 1.5%포인트 높아졌다. 같은 기간 증가 폭이 우리나라보다 높은 곳은 주요 32국 가운데 홍콩·노르웨이·네덜란드·캐나다 등 4곳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