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4차 추가경정예산안에 만 13세 이상 국민에게 통신비 2만원을 감면해주기 위한 예산은 ‘정보 격차 해소 지원’ 항목에 포함시켜 놓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원래는 장애인, 저소득층, 장노년층 등 정보 소외계층의 정보 격차 해소를 위한 사업에 이러한 예산을 끼워넣었다. 예산안 성과계획서상 이 사업의 목표는 ‘취약계층 디지털 정보화 수준 향상’과 ‘전 국민 디지털 역량 수준 향상’이다.

지난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장사동의 한 휴대폰 대리점 입구에 '전국민대상 코로나극복 통신비 12,100 지원' 현수막이 걸려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일 오후 청와대에서 8차 비상경제회의를 주재하면서 전국민에게 통신비 지원책을 내놓았다. / 장련성 기자

14일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4차 추경 사업에 대한 ‘성과계획서’에 따르면, 정부는 전 국민 통신비 2만원 지원을 위해 정보 격차 해소 사업의 예산을 약 9억3000만원 가량 증액했다.

원래 이 사업의 목적은 ‘장애인·저소득층·장노년층·농어민 등 정보 소외계층의 정보격차 해소를 위한 정보 활용능력 제고 및 정보 이용 환경 조성을 통해 삶의 질 향상 및 다함께 누리는 정보사회 구현’이다. 만 13세 이상 국민에게 별다른 기준도 없이 통신비를 지원하는 것은 이 사업 목표와도 맞지 않는 것이다. 정부도 원래 청년층이나 노년층을 대상으로 통신비를 지원하려고 했었는데, 정치권의 요구 등으로 지원 대상이 확대됐다.

원래 이 사업의 목표는 정보 소외계층의 디지털 기기 활용 능력 등을 향상시키는 사업이다. 3차 추경 때 주민센터와 복지관 등에 1000여곳의 ‘디지털 배움터’를 설치해 운영하는 디지털 역량 강화 교육 사업을 추진하게 되면서 전 국민 디지털 역량 수준 향상이라는 사업 목표(성과 지표)가 추가됐다.

4차 추경 때는 별도의 성과 지표가 추가되지 않았는데, 결국 통신비 2만원 지원의 목표가 ‘취약계층 디지털 정보화 수준 향상’과 ‘전 국민 디지털 역량 수준 향상’이라는 의미다. 3차 추경까지는 이 사업의 전체 사업비가 606억7000만원이었는데, 4차 추경으로 9895억1500만원으로 늘어나게 됐다. 사실상 ‘전 국민 통신비 2만원 지원’이 정보 격차 해소 지원 사업의 ‘핵심’이 된 셈이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추가경정예산안 문서에 포함된 '통신비 2만원 지원' 사업의 목적 /국회 의안정보시스템

정부가 별다른 명분도 없이 재정을 써서 통신비를 지원하다보니 이처럼 ‘사업의 목표’ 등도 불확실하게 설정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와 여당은 처음에는 “통신 비용이 부담스러운 계층에게 (통신비를) 일부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다니 만 13세 이상 모든 국민에게 지원하는 것을 지원 범위를 넓히고 나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통신비 지원 등이) 국민 모두를 위한 정부의 작은 위로이자 정성”이라고 했다.

사업 목표가 불확실하다는 측면에서 야당인 ‘국민의힘’에서도 통신비 지원 사업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를 하고 있다. 국회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추경호 의원은 “이번 추경은 코로나 2차 유행에 의한 국민 피해 최소화에 초점이 맞춰줘야 함에도 정부와 여당은 어떻게 추석 전에 현금을 살포할 것인지에만 골몰하고 있다”며 “국민의 절반 이상이 잘못된 사업이라고 평가하고 있는 만큼 추경안 심사를 통해 불요불급한 사업들을 걸러내고, 코로나 19 피해계층을 지원하고, 피해 확산을 저지하기 위한 사업들로 다시 채워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