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보드 2주 연속 1위에 오른 방탄소년단(BTS).

K팝이 연일 ‘세계 기록’을 경신 중이다. 그것도 ‘외끌이’가 아니라 ‘쌍끌이’로. 방탄소년단(BTS)의 ‘다이너마이트(Dynamite)’가 8일(현지 시각) 발표한 미국 빌보드의 메인 싱글 차트인 ‘핫 100’에서 2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핫 100’은 온라인 스트리밍과 다운로드 실적, 라디오 방송 횟수 등을 종합해서 매주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노래 순위를 집계한 차트다. BTS 신곡이 지난주에 이어 미국 최고의 인기곡 자리를 고수한 것이다.

K팝의 빌보드 핫100 도전사

지난달 21일 발표한 이 곡은 한국 가수로는 처음으로 빌보드 싱글 차트 정상에 올랐다. 2012년 싸이의 ‘강남 스타일’이 세계적 열풍을 일으켰을 때에도 같은 차트 2위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하면 상전벽해의 변화다. 미 포브스지는 8일 “BTS가 2주 연속 빌보드 정상을 차지한 것은 팬층의 성장과 인기의 지속성을 보여주는 증거(testament)”라면서 “다음 곡을 발표할 때는 ‘뉴 노멀(New Normal·새로운 기준)’임을 입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빌보드는 온라인 홈페이지를 통해서 BTS의 기록이 갖는 의미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빌보드 역사상 발표와 동시에 첫 주에 차트 정상을 차지한 이른바 ‘핫 샷 데뷔곡’은 지금까지 43곡에 불과하다. 마이클 잭슨과 엘튼 존, 머라이어 캐리, 휘트니 휴스턴 같은 가수들이 이 기록을 갖고 있다. 그 가운데 2주 연속으로 정상을 지킨 경우는 단 20곡뿐이다.

BTS 신곡이 단지 차트 1위를 넘어서 당대 최고의 히트곡 반열에도 서서히 진입 중이라는 의미다. 9일 트위터에 따르면, ‘다이너마이트’의 1위 소식이 발표된 이후 BTS 관련 트윗만 4600만건에 이른다. BTS는 “믿기지 않는 2주 연속 빌보드 핫 100 1위”라면서 “전 세계에서 ‘다이너마이트’를 사랑해주신 아미(방탄소년단 팬) 여러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빌보드 13위에 오른 블랙핑크.

BTS의 2주 연속 기록 못지않게 값진 것이 블랙핑크의 13위 진입이다. 블랙핑크가 팝스타 설리나 고메즈와 함께 작업한 신곡 ‘아이스크림(Ice Cream)’은 같은 차트에서 13위에 올랐다. K팝 걸그룹 사상 최고 순위다. 두 팀 이상의 K팝 그룹이 핫 100 상위권에 동시 진입하면서 ‘쌍끌이 행진’을 벌이고 있는 것도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블랙핑크가 발표한 ‘하우 유 라이크 댓(How You Like That)’이나 레이디 가가의 노래에 참여했던 ‘사워 캔디(Sour Candy)’는 모두 33위가 최고 순위였다. 빌보드에 따르면, 이 차트의 상위 40위권에 3곡을 연속으로 올려놓은 여성 그룹은 2015~2016년 미국 걸그룹 ‘피프스 하모니’ 이후 블랙핑크가 처음이다.

블랙핑크는 2018년 ‘뚜두뚜두’로 이 차트 55위에 오른 뒤 발표곡마다 가파른 ‘계단식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다음 달 중순에는 세계적 온라인 영상 서비스 넷플릭스에서 블랙핑크를 주인공으로 한 다큐멘터리 ‘블랙핑크: 세상을 밝혀라’를 방영할 예정이어서 당분간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규탁 한국조지메이슨대 교수는 “음반 차트가 충성도 높은 팬들을 얼마나 많이 확보하고 있는지 보여준다면, 핫 100 차트는 일반 대중에게 얼마나 널리 사랑받는지 알려주는 지표”라며 “두 그룹의 선전(善戰)은 K팝이 일부 젊은 마니아 계층에서 ‘반짝 유행’하는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팝 음악계의 주류(mainstream)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