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은 지능이다

자밀 자키 지음|정지인 옮김|심심|476쪽|2만2000원

요즘 뉴스 보기가 겁날 때가 많다. 기사를 읽다가 화가 나서 보는 걸 멈춘 적도 있다. 사람으로 태어났지만 도저히 사람이라 부를 수 없는 이들이 나날이 충격 강도를 높이는 것 같다. ‘공감 과학’을 15년 넘게 연구해온 자밀 자키 스탠퍼드대학 심리학 교수는 공감력이 부족한 것이 사회 악이 심화되는 것을 부추긴다고 말한다. 상대의 고통을 마음으로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폭력성이 거대해진다는 것이다.

저자는 공감도 근육처럼 훈련해 키울 수 있다고 강조한다. 다른 예술보다 연극을 통해 훈련한 이들이 인지적 공감 능력이 늘었다고 전한다. 문학 작품을 많이 읽는 것도 도움이 된다. 아이러니하게 자연재해 등 각종 트라우마를 겪은 이들이 공감 능력이 강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모든 공감이 박수받는 건 아니다. ‘공감 피로’ 현상이다. 감정 노동자들의 고통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공감과 증오, 인종차별 등을 연구하는 작업이 많아지는데도, 여전히 혐오가 끊이지 않고 편 가르기와 갈라치기가 늘어나는 현실을 보면 안타까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