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오징어게임’ 속 한 장면. /넷플릭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 역대급 흥행 성적을 거두는 가운데 황동혁 감독이 직접 시즌2에 대한 구상을 공개했다.

황 감독은 8일(현지 시각)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 “‘시즌2를 하게 된다면 이런 이야기를 해야겠다’ 하고 열어놓은 구석이 있다”며 “프론트맨(이병헌 분)의 과거나 준호(위하준 분)의 이야기 같은 것들이 아직 설명되지 않아 그 부분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 배우 공유가 연기한 ‘딱지맨’을 언급하며 “시즌1에서 설명해놓지 않은 캐릭터라 그의 이야기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다만 “시리즈를 혼자 쓰고 디렉팅하는 게 너무 큰 일이라, 시즌2 생각에 걱정이 많이 된다”며 “아직 정확하게 결정된 바는 없지만 많은 분이 이야기해 주셔서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황 감독은 ‘오징어 게임’ 만의 차별점을 말하며 “루저들끼리 싸우고 그 루저들이 어떻게 죽어가는가에 대한 이야기다. 게임을 돌파하는 멋진 히어로가 없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예전에는 말도 안 되는 비현실적인 이야기라고 했던 사람들이 지금은 ‘이런 게임이 있다면 나도 들어갈 것 같다’ ‘현실 어딘가에서 일어날 법한 이야기’라고 하더라”며 “슬프다. 10여년 사이에 ‘오징어 게임’에 어울리는 세상이 된 것 같다”고 했다.

‘오징어 게임’ 촬영장에서 이정재(성기훈 역)의 연기 지도를 하고 있는 황동혁(왼쪽) 감독. /넷플릭스

드라마 속 인물에 대해서는 주변인을 참고해 만들었다고 고백했다. 황 감독은 “성기훈(이정재 분)과 상우(박해수 분), 일남(오영수 분) 등은 어릴 적과 대학시절 친구의 이름을 쓴 것”이라며 “기훈, 상우의 가족관계와 살아가는 모습은 내 어린 시절을 그렸다. 쌍문동에서 태어나 홀어머니 밑에서 자랐고 할머니가 시장서 좌판을 깔고 나물을 팔았다”고 말했다.

지난달 17일 공개된 ‘오징어 게임’은 456억원의 상금을 차지하기 위한 참가자들의 목숨 건 서바이벌 게임을 다룬 작품이다. 한국인이라면 어린 시절 누구나 즐겼을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달고나 뽑기’ ‘줄다리기’ ‘구슬치기’ ‘다리 건너기’ ‘오징어 게임’ 등이 소재로 등장한다.

‘오징어 게임’은 같은 달 22일 영국 인기 드라마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를 제치고 한국 드라마 최초로 전 세계 넷플릭스 전체 1위를 차지했다. 또 넷플릭스가 서비스되는 83개국 모두에서 한 번씩 TV 프로그램 부문 정상을 찍었다. 인기에 힘입어 ‘오징어 게임’ 배우진은 지난 6일 미국 NBC 인기 토크쇼 ‘더 투아닛 쇼 스타링 지미 팰런’의 특별 게스트로 출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