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62)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AFC(아시아축구연맹) 집행위원에 당선되며 국제 축구 외교 무대에 복귀했다. 정몽규 회장은 16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34회 AFC 총회에서 동아시아 지역에 할당된 집행위원 1명을 뽑는 선거에 단독 출마해 집행위원에 선출됐다. 임기는 2027년까지다. AFC 최고 의결 기구인 집행위원회는 회장과 부회장, FIFA(국제축구연맹) 평의회 위원, 집행위원 등 30명으로 구성된다.

정몽규 회장은 2017년 5월 FIFA 평의회 위원으로 당선돼 2년간 활동한 바 있다. 하지만 2019년 4월 재선에 실패했고 작년 2월 평의회 위원 선거에서 또 낙선하면서 한동안 국제 축구 외교 무대에서 한발 물러나 있었다.

한국 축구 수장이 AFC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직책을 갖게 된 것은 긍정적인 일이지만, 이를 보는 축구계 시선은 따갑기만 하다. 아시안컵 졸전,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경질, 40년 만에 올림픽 본선 진출 실패,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난항 등 최근 한국 축구에 악재가 쌓여가는 상황에서도 책임지는 모습 대신 회장 4선 도전을 위한 사전 정지 작업에 매달린다는 시각이다. 체육단체장은 대한체육회 정관상 3연임부터는 스포츠공정위원회 심의를 통과해야 출마 자격을 얻는데 국제 스포츠 단체 임원이 되면 공정위 승인을 받을 명분을 갖출 수 있다. 정 회장은 지난 2월 4선 도전 관련 질문에 “2018년 축구협회 총회 때 회장 임기를 3연임으로 제한하기로 정관을 바꾼 적이 있으나 대한체육회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이를 승인하지 않았다. 그걸로 대답을 갈음하겠다”고 모호한 답변을 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