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이 틀렸다.”

토트넘을 이끄는 안토니오 콘테(53) 감독은 4일 열린 프리미어리그 홈 경기에서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5대1로 꺾고 이렇게 말했다. 지난 2월 3연패를 당하며 팀 순위가 8위까지 떨어졌을 때까지만 해도 “우리가 4위를 할 가능성은 1%”라고 했던 그였다.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에 나갈 순위(리그 1~4위)로 치고 올라갈 힘이 없다고 봤다. 하지만 이젠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것이다.

토트넘의 손흥민이 4일 뉴캐슬전 후반 9분에 득점하고 있다. 3-1로 달아나는 골이었다. 그는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득점 2위(14골·27경기 출전)를 달린다. 남은 8경기에서 4골을 추가하면 지난 시즌 세웠던 정규리그 개인 통산 최다 득점(17골)을 넘어선다. /로이터 연합뉴스

토트넘은 1골 1도움으로 활약한 손흥민(30)을 앞세워 뉴캐슬에 대승하면서 4위였던 아스널과 승점이 54로 같아졌고, 골득실 차에서 앞서며 5위에서 4위가 됐다. 다만 토트넘이 30경기(17승3무10패), 아스널이 2경기 적은 28경기(17승3무8패)를 치렀기 때문에 다시 역전당할 여지는 남아 있다.

토트넘 입장에선 새로운 희망을 찾았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콘테 감독은 경기를 마치고 “우리 팀은 분명 4위 경쟁을 하고 있다. 엄청난 발전을 눈앞에서 보는 중”이라면서 “현 상황은 아스널이 유리하다. 우리는 남은 8경기를 모두 결승전이라고 생각하겠다”고 투지를 불태웠다.

토트넘은 최근 3연승을 하는 동안 10골을 넣고 2골을 내주는 안정적인 전력을 보이고 있다. 맷 도허티, 에메르송 로얄 등 탄탄해진 윙백이 콘테 감독의 ‘백 스리’ 전술을 빛내고 있다. 겨울 이적시장에서 영입한 데얀 쿨루세부스키도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손흥민, 3시즌 연속 10-10 도전

특히 손흥민은 최근 6경기에서 5골 1도움을 올리며 팀의 상승세(5승1패)를 이끌었다. 뉴캐슬전에선 0-1로 뒤지던 전반 43분 상대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려 벤저민 데이비스의 동점 헤딩골을 어시스트했다.

손흥민은 2-1로 리드를 잡았던 후반 9분엔 쿨루세브스키가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찔러준 공을 문전에서 받은 다음 왼발로 마무리했다. 이 같은 만점 활약으로 각종 매체로부터 팀 내 최고 평점을 받았고, 리그 홈페이지를 통한 팬 투표 결과 올 시즌 10번째 ‘킹 오브 더 매치’(KOTM)에 선정됐다. 12번 뽑힌 무함마드 살라흐(30·리버풀)에 이어 리그 2번째로 많다. 이번 시즌 손흥민은 득점(14골)과 도움(6개), 공격 포인트(20개) 2위다. 3시즌 연속 리그 10(득점)-10(도움)을 노린다. 20골, 10도움으로 공격 포인트 30개를 기록 중인 살라흐가 세 부문 모두 선두를 달린다.

◇케인이 든든한 플레이메이커로

손흥민이 시즌 초반 고군분투할 때 잠잠하던 해리 케인(29)도 지금은 완벽히 부활했다. 잉글랜드 국가대표 간판 공격수답게 시즌 12골 6도움으로 이름값을 하고 있다. 특히 중원에서 볼을 배급하는 플레이메이커로도 진가를 올리는 중이다.

뉴캐슬전에서 도움 하나를 추가한 그는 예술적인 경기 운영으로 찬사를 받았다. 토트넘에서 활약했던 다비드 지놀라(55)는 “토트넘의 새로운 10번(플레이메이커)이다. 마라도나 같다. 새로운 해리 케인”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콘테 감독도 “환상적인 플레이”라고 칭찬했다.

토트넘이 한 시즌 20경기 이상을 치르고 4위 안에 든 건 2018-2019시즌(4위) 이후 처음이다. 손흥민과 토트넘은 당시 챔피언스리그에서 여러 번의 명승부를 연출하며 결승까지 올라 리버풀에 0대2로 져 준우승했다.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16강전에서 라이프치히(독일)에 1·2차전 합산 0대4로 진 이후엔 챔피언스리그에 나서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