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SK 전희철 감독과 선수, 구단 관계자들이 31일 고양체육관에서 2021-2022시즌 남자 프로농구 정규리그 우승 기념 현수막을 든 채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SK는 이날 고양 오리온에 승리하며 남은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정규리그 1위를 확정했다. /뉴스1

서울 SK가 2021-2022시즌 남자 프로농구 정규리그 우승컵을 차지했다. 팀 역대 세 번째이자 2년 만의 정규리그 1위다. SK는 31일 고양 오리온과 벌인 정규리그 원정 경기에서 92대77로 승리, 시즌 39승 12패로 남은 세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선두를 확정했다.

코로나 사태로 조기 종료된 2019-2020시즌을 원주 DB와 공동 1위로 마쳤던 SK는 지난 시즌에는 10팀 중 8위에 그쳤다. 올 시즌을 앞두고 구단 기술고문으로 자리를 옮긴 문경은 전 감독에 이어 팀 지휘봉을 잡은 전희철 감독은 팀을 불과 1년 만에 다시 정상으로 끌어올렸다. 전 감독은 남자 농구 역대 네 번째로 사령탑 데뷔 첫해에 팀을 정규리그 1위에 올려놓은 감독이 됐다. 특히 감독대행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정식 감독에 올라 1위를 이끈 것은 그가 처음이다.

전 감독은 “문 감독님이 지금의 팀 스타일을 만들었다면 저는 ‘보수 공사’를 했다”며 “신임 감독으로서 부족한 점이 많았는데, 그 부족함이 보이지 않고 제가 더 빛날 수 있도록 코트에서 열심히 뛰어준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했다.

시즌 중반 한때 15연승을 달렸던 SK는 정규리그 우승을 눈앞에 두고 위기를 맞았다. 5라운드 후반에 핵심 외국인 선수 자밀 워니와 베테랑 가드 김선형이 나란히 부상으로 빠졌다. 주전 두 명의 공백 속에서도 지난 19일 매직 넘버를 1로 줄인 뒤에는 선수단 코로나 집단감염이 찾아왔다. 감독 포함 코치진 전원이 코로나에 걸린 탓에 22일 수원 KT와의 1·2위 대결이 미뤄졌고, 26일 창원 LG를 상대로는 김기만 코치가 선수 9명을 이끌고 경기에 나섰으나 패했다. 2위 KT는 SK가 매직 넘버 1에 머무르는 동안 4경기에서 모두 이기는 등 7연승 행진을 벌이며 3게임 차까지 추격했다.

하지만 SK는 31일 오리온에 단 한 번도 리드를 내주지 않으면서 12일 만에 1승을 추가해 자력 우승을 일궈냈다. 격리에서 풀려난 뒤 처음으로 코트에 선 전희철 감독이 ‘조급해하지 말고 평정심을 찾자’고 독려하자 선수들이 응답했다. 시즌 최우수선수(MVP)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최준용이 22점(4어시스트 2블록슛)을 넣었고 올해 ‘커리어 하이’를 그린 안영준이 3점 7개 등으로 29점을 올렸다. 부상에서 돌아온 김선형도 19점 6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등 국내 선수들이 고르게 활약했다.

SK는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팀의 첫 통합 우승에 도전한다. SK는 앞서 두 번의 챔피언결정전 우승(1999-2000시즌, 2017-2018시즌)에선 정규리그 2위로 챔피언전에 올랐다. 전 감독은 “정규리그 1위는 절반의 성공이라고 생각한다”며 “이제 통합 우승을 위해 달리겠다”고 했다.

안양 KGC인삼공사는 홈경기에서 문성곤(23점)과 전성현(21점)의 득점을 앞세워 KT를 106대89로 누르며 3위를 확정했다. KT는 2위, 울산 현대모비스는 4위가 확정됐다. 7위 창원 LG는 최하위 서울 삼성을 91대72로 누르고 플레이오프 진출 불씨를 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