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왼쪽에서 둘째) 전 쌍방울 회장은 2019년 1월 17일 중국 선양에서 열린 ‘한국 기업 간담회’에 참석했다. 이 간담회에는 안부수(첫째) 아태협 회장, 송명철(셋째) 북한 조선아태위 부실장, 이화영(넷째) 당시 경기도 평화부지사 등도 참석했다. 김 전 회장은 당시 이 부지사가 이재명 경기지사(현 민주당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을 바꿔줬다고 검찰에 진술했다고 한다. /사진=노컷뉴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2019년 1월 17일 중국 선양에서 있었던 쌍방울과 북한 측의 경제협력 합의서 협약식에 참석해 박수를 쳤다는 법정증언이 나왔다. 이는 “쌍방울과 북측의 회의가 끝나고 마지막에 인사말을 한 것이 전부”라는 이 전 부지사 측 주장과는 다른 것이다.

7일 수원지법 형사11부(재판장 신진우) 심리로 열린 이 전 부지사의 뇌물수수 등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쌍방울 중국 지린(吉林)성 공장 직원 A씨는 “(2019년 1월) 쌍방울과 북측의 협약식 자리에 이 전 부지사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진술했다. A씨는 “이 전 부지사가 쌍방울 김성태 전 회장과 함께 공항에 도착한 뒤 하루 내내 동행했다”며 “김 전 회장과 북한 조선아태평화위원회 송명철 부실장이 합의서에 서명할 때 이 전 부지사도 동석해 박수를 쳤다”고 말했다. A씨는 중국에서 쌍방울 측과 북측 조선아태위 측이 경제협력을 논의했을 당시 김 전 회장 수행 업무 등을 담당했다.

A씨는 이날 재판에서 ‘2019년 1월 17일 중국 선양 공항에서 회의장까지 이 전 부지사와 김 전 회장이 함께 이동했느냐’는 검찰 질문에 “7인승 렌터카 조수석에 내가 타고 2열에 김 전 회장과 이 전 부지사, 3열에 경기도 관계자들이 탔다”고 했다. 그는 “호텔 행사장에 도착해 경기도 관계자들과 명함도 교환했다”고 말했다.

A씨는 또 당일 저녁 쌍방울·경기도 관계자들과 북한 측 인사들의 저녁 자리에서 김 전 회장이 건배를 제의하며 “형님(이화영) 때문에 큰돈을 쓴다. 형님 없었으면 절대로 이런 돈 안 쓴다”는 말을 했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이 전 부지사 측은 당시 중국 출장은 쌍방울과 무관하게 경기도가 북한 측과 회의를 하기 위한 것이었고, 쌍방울 관계자와 마주친 것은 잠깐 동선이 겹쳤을 뿐 미리 협의했던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또 당시 쌍방울과 북한 측이 회의할 때 밖에서 기다렸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