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존 6반! 워어~ 워어~ 파이팅!”
지난 7일 광주광역시에 있는 광주여자상업고등학교. 운동장 한복판에서 여섯 학급 학생 60여 명이 한창 단체 줄넘기를 하고 있었다. 이를 지켜보는 학생 300여 명의 환호가 주변에 울려 퍼졌다. 학생들은 운동장 한쪽에서 학급별로 미리 맞춘 티셔츠를 입고 마스크를 쓴 채 반별로 정해둔 응원 구호를 외쳤다.
이날 이 학교에서는 3년 만에 ‘제대로 된’ 운동회가 열렸다. 재작년엔 코로나 여파로 운동회가 아예 열리지 않았고 작년에는 학년별로 운동장에서 간소화한 운동회를 했다. 수업을 하는 다른 학년 학생들을 생각해 응원 소리도 크게 내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나 최근 일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학생들 사이에서 “올해는 전교생이 다 같이 참여하는 체육대회를 열어달라”는 요구가 잇따랐다. 1학년 담임을 맡은 박현화(53) 교사는 “운동회를 오랜만에 하다 보니 학생들이 마이크와 스피커를 가져오는 것도 오래간만에 봤다”고 했다.
코로나로 사라졌던 운동회를 여는 초·중·고등학교들이 늘고 있다. 코로나 거리 두기 지침이 완화되고, 학생들의 백신 접종률이 높아진 데다 이미 확진 판정을 받은 학생들도 크게 늘어난 여파다. 특히 작년의 경우 운동회를 하더라도 여러 학생들이 참여하지 않는 이어달리기 등 일부 종목만 실시하거나 혹시라도 비말(침)이 퍼질까봐 목청껏 응원도 하지 못하게 했다. 하지만 올해는 단체 응원은 물론, 반 전체가 참여하는 줄다리기나 노래자랑 등이 잇따라 열리고 있다.
경남 거창군의 거창중앙고등학교도 지난 6일부터 3일간의 운동회에서 줄다리기, 축구, 농구 등 단체 종목을 실시했다. 특히 3년 만에 재개된 줄다리기 경기에 학생들이 열광했다고 한다. 줄 3개를 놓고 학생들이 50m 뒤에서 대기하다가 신호를 주면 달려가 줄 2개를 먼저 끌어오는 학급이 이기는 식의 변형된 줄다리기였다. 이 학교 체육교사 김모(40)씨는 “단체 종목이 추가되고, 반 티도 맞춰 입으니 작년의 체육대회보다 훨씬 즐거웠다”고 했다.
학생들도 이런 운동회를 반기고 있다. 3년 만인 다음달 체육대회를 열기로 한 진주제일여고의 김모(18)양은 “단체 줄넘기와 줄다리기에 참여하기 위해 연습하면서 반 티랑 응원가도 준비하고 있다”며 “고등학교 입학 후 제대로 하는 학교 행사는 처음이라 설렌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