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질병관리청장

지난 11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직원들에게 “국민이 편해진 만큼 우리는 더 불편해져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18일 전해졌다. 11일은 정부가 2단계 거리 두기를 1단계로 조정하기로 발표한 날이다. 코로나 감염 확산세가 언제 다시 고개를 들지 모르는 상황에서 접촉자 추적 조사를 강화하는 등 방역 당국이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 것이다.

18일 복수의 질병관리청 관계자에 따르면, 정 청장이 거리 두기 조정 발표 당일 직원들에게 “지금은 오히려 시험대”라며 이같이 말했다. 질병관리청의 한 관계자는 “1단계 조정 이후에도 ‘백신이 나오기 전까지는 그 어느 것도 안심할 수 없다’ ‘신임 역학조사관들의 실력 향상이 중요하다’는 당부가 이어졌다”고 했다.

거리 두기 1단계로 바뀐 첫날인 지난 12일에도 정 청장은 중앙방역대책본부 정례브리핑에서 “코로나 감염은 밀폐된 환경, 밀접·밀집 공간, 즉 3밀 환경이라면 전파가 가능하다. 우리에게 익숙한 공간도 안전하지 않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질병관리청 직원들 사이에서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인 코로나19 유행이) 4월에 끝나는데 몇 연도 4월에 끝날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말이 유행이라고 한다. 격무에 지친 한 직원이 “코로나는 도대체 언제 끝나냐”고 물으면 동료 직원이 이같이 대답한다는 것이다. “4월에 끝난다”고 말하는 이유는 가벼운 감기를 일으키는 기존 코로나 바이러스의 계절적 유행이 통상 4월에 끝나기 때문이다. 현재 유행하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도 비슷한 양상을 보일 수 있다는 말이다. 질병청 한 직원은 “방역 업무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백신이 나오기 전까지 코로나 종식이 어렵다는 점을 누구 못지않게 잘 알고 있다”며 “하나같이 안전한 백신이 개발되길 바라고, 그전까지 감염자가 크게 늘지 않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