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얼마나 더 야구를 할 수 있을지 모른다. 월드시리즈 우승이 가장 우선순위 목표다. 이는 변함이 없을 것이다.”
투타(投打) 겸업 ‘야구 천재’ 오타니 쇼헤이(29·일본)는 월드시리즈 우승을 꿈꾼다. 그래서 MLB(미 프로야구) LA다저스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오타니는 지난 10일 다저스와 10년 7억달러(약 9200억원) 계약을 맺었다. 세계 스포츠 사상 총액 기준 최대 규모 계약이다.
오타니는 1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입단 기자회견에서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 취재진도 300명 넘게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저스의 상징인 파란색 넥타이를 매고 등장한 그는 마크 월터 구단주, 데이브 로버츠 감독 등 구단 관계자들의 축하를 받았다. 사회자는 오타니에 대해 “가끔 또는 한 시대에 한 번 나오는 선수가 있다면, 오타니는 역사상 유일한(once in forever) 선수”라고 운을 떼며 “그는 이제 다저스 선수”라고 소개했다.
오타니는 “몇몇 구단과 협상했지만, 결국 ‘예’라고 답할 수 있는 구단은 하나밖에 없었다”며 “다저스는 나와 똑같은 우승 열망을 공유하고 있다. 다저스의 일원이 돼 기쁘다”고 입단 소감을 밝혔다. 7억달러 계약 중 97%가량인 6억8000만달러를 10년 뒤부터 본격 수령하는 ‘전례 없는 연봉 지급 유예(unprecedented deferrals)’에 구단과 합의한 그는 “대형 계약에 지급 유예는 붙을 수 있는 조건이고, 앞서 다른 선수들 계약에 꽤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금은 조금 적게 받더라도 구단의 재정 문제가 유연해진다면 궁극적으로 옳은 방향이고, 내가 감수할 만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오타니는 2018년 MLB에 진출해 6시즌 동안 LA 에인절스에서 뛰면서 독보적인 활약을 펼쳤으나 포스트시즌 무대에 선 적은 없다. 다저스는 2020년을 포함해 월드시리즈에서 총 7회 우승한 명문 팀으로 지난해와 올해에도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차지했다. ‘윈 나우(win now·당장 우승)’를 추구하는 오타니를 위해 다저스는 지갑을 닫지 않고 있다. 이날 다저스는 탬파베이 레이스로부터 우완 투수 타일러 글래스노(30)와 외야수 마누엘 마르고트(29)를 데려오는 2대2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글래스노는 2023시즌 21경기(120이닝)에 선발 등판해 10승7패(평균자책점 3.53·탈삼진 162개)라는 무난한 성적을 거뒀다. 다저스는 일본 오릭스 버펄로스에서 3년 연속 사와무라상(최우수 투수) 등의 영예를 안은 야마모토 요시노부(25) 영입에도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