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웅배 전 부총리가 25일 별세했다. 재무부, 상공부, 경제기획원, 통일원, 재정경제원 등 장관을 5차례나 지냈고, 3차례는 부총리를 겸직했다. 1981년 11대 국회에 비례대표 의원으로 진출한 뒤 4선 의원을 지냈다.

나웅배 전 부총리/조선일보DB

1934년 대전에서 태어나 대전고,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1957년 한국은행에 입사했다. 조사부에서만 5년을 근무한 뒤 1962년 서울대 상과대 교수가 됐다. 10년간 교수로 재직하는 동안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경영학 석사, 버클리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73년 해태제과에서 경영 참여를 제안받고 전무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1977년 해태제과 사장으로 승진했고,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의 영입으로 1980년 한국타이어 사장이 됐다. 원만하게 노사 관계를 이끌어 1981년 민주정의당 비례대표 의원에 당선돼 회사를 떠날 때는 노동조합에서 감사패를 받았다.

1982년 재무부 장관직을 맡은 것이 첫 관직 진출이다. 전두환 정부에서 재무부 장관에 이어 상공부 장관을 지냈고, 노태우 정부에서는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에 임명됐다. 김영삼 정부에서는 부총리 겸 통일원 장관과 부총리 겸 재정경제원 장관을 맡았다. 유일하게 당시 한국 경제의 ‘3두 마차’라고 했던 경제기획원, 재무부, 상공부의 수장을 모두 지냈다. 세 부처에 대해 “경제기획원 장관은 명예롭고(honorable), 재무부 장관은 힘이 있고 (powerful), 상공부 장관은 화려하다(colorful)”고 촌평한 것이 전해지고 있다.

유족은 부인 박효균씨, 진형(전 신한은행 지점장)·진호(한양증권 경영기획·IB·구조화금융본부장)씨 등 2남이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3호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