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3월말 화상으로 프랑스에 있는 발레리 보드송 아문디(Amundi) 회장 및 양사 핵심 관계자들과 화상회의를 했다. 아문디는 수탁고가 2700조원대에 달하는 유럽 최대 자산운용사다. 손 회장과 보드송 회장은 2003년 양사가 공동 설립한 NH아문디자산운용의 성과를 되짚었다. 또한 농협금융과 아문디가 앞으로도 협력을 강화해 해외투자를 늘리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분야에 활동 반경을 넓히자고 했다.
손 회장은 올해 농협금융 출범 10주년을 맞아 “글로벌 사업에 전기를 마련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자”고 독려하고 있다. 지난 1월말 손 회장은 올해 첫 현장 경영으로 해외 점포장들과 화상으로 신년 간담회를 주재했다. 이 자리에서 손 회장은 글로벌 사업 가속화를 위해 ‘합종연횡’이라는 전략을 강조했다.
‘합종’은 동남아 지역에서 농협이 쌓아온 농업 개발과 디지털 역량을 집중해 ‘신(新)남방 시장’을 개척한다는 전략이고, ‘연횡’은 선진국에서 글로벌 자본시장 인프라를 구축하거나 확장한다는 개념이다. ‘합종’은 베트남·인도·인도네시아가 주된 무대이고, ‘연횡’은 홍콩·뉴욕·런던 등 세계적인 금융도시를 겨냥한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협동조합의 경영 철학을 글로벌 네크워크에 확대·적용하는 차별화 전략을 가동하겠다”고 했다. 농협금융은 작년말 김용기 농협은행 글로벌사업부장을 그룹 사업전략부문장(부사장)으로 발탁해 글로벌 사업을 총괄하게 했다.
작년말 기준 농협금융의 해외 네트워크는 9개국 20개 점포다. 지난해 전체 해외 자산은 1조8000억원이고 순이익 428억원을 냈는데, 2030년에는 자산 60조원에 순이익 4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올해 농협은행은 중국 베이징 지점, 베트남 호치민 지점, 호주 시드니 지점, 인도 노이다 지점 등을 차례로 개점할 계획이다. 또 NH투자증권은 지난달 런던에서 영국 법인을 출범시켰다. 투자은행(IB) 사업 확대를 위한 전략적인 거점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홍콩, 미국(뉴욕),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 이은 NH투자증권의 7번째 해외 법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