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한국어 공연을 지휘하는 연출가 라이너 프리드(오른쪽)와 안무가 데니 베리 /에스앤코

“사랑과 공포만큼 보편적인 감정은 없다. 누구나 열렬한 사랑을 경험하고 그 사랑이 거절당할까 봐 두려워하지 않나. ‘오페라의 유령’은 언어와 문화, 국경을 초월하는 러브 스토리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을 13년 만에 한국어로 공연하는 연출가 라이너 프리드와 안무가 데니 베리는 6일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렇게 말했다. ‘오페라의 유령’은 영국 런던과 미국 뉴욕에서 34년 이상 장기 공연한 유일한 뮤지컬. 토니상 7관왕 수상작으로 누적 관객은 1억4500만명에 이른다. 프리드는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음악, 해롤드 프린스의 연출, 질리언 린의 안무와 함께 파리 오페라하우스를 재현한 무대는 이 뮤지컬만 가진 매력”이라고 덧붙였다.

6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기자회견. 왼쪽부터 제작자 신동원 에스앤코 대표, 연출가 라이너 프리드, 안무가 데니 베리. /에스엔코

초연의 거장 연출가와 안무가는 타계했다. 프리드와 베리는 ‘오페라의 유령’과 함께 세계를 돌면서 여러 나라 배우들에게 오리지널 연출과 안무의 DNA와 품질을 이식해 왔다. 1988년 브로드웨이 초연에서 댄스 캡틴을 맡았다는 베리는 “이 작품을 35년간 올리면서 질리언 린은 그 나라 배우들만의 특징을 살린 안무를 살짝 첨가하곤 했다”며 “한국 관객이 이번에 그 차이를 찾아본다면 더 흥미로울 것”이라고 했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은 오는 30일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개막하고 7월에는 서울 샤롯데씨어터로 무대를 옮긴다. 가면을 쓰고 등장하는 유령에는 조승우·김주택·전동석이, 그와 사랑에 빠지는 크리스틴에는 손지수·송은혜가 캐스팅됐다. 프리드는 “뮤지컬 배우로서 갖춰야 할 기술과 스토리텔링 실력 외에 유령에게는 카리스마가, 크리스틴에겐 연민과 동정심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조승우는 다양한 연기에 능하고, 전동석은 탄탄한 뮤지컬 경력을 쌓았고, 김주택은 성악가 출신이라 배경이 다양하다. 각자의 개성이 빛나는 무대를 기대하라.”

‘오페라의 유령’은 객석 위로 추락하는 화려한 샹들리에와 가면 무도회, 지하 호수를 비롯해 낭만적인 장면이 많다. 매 공연마다 오토메이션 큐 82회, 장면 전환 22회, 촛불 91개와 가스등 20개가 등장한다. 한국 배우들과의 연습에 대해 프리드는 “각 장면에 대해 구체적이고 흥미로운 물음을 자주 던져 나도 즐거운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베리는 “이 뮤지컬을 떠받치는 앙상블 배우들도 주연 배우들 못지않게 다재다능하다”고 했다.

유령으로 뽑힌 배우 조승우는 “언제 다시 가면을 쓰고 연기할 수 있겠는가. 배우로서 제2막의 첫 장이 될 이 작품에 누가 되지 않게 죽어라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부르는 명곡 ‘밤의 노래’는 부산에서 먼저 들을 수 있다.

3월 부산에서 11주 장기 공연을 하고 서울로 오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의 배우 조승우 /에스앤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