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골프 라운딩을 두고 정치권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대통령실은 이달 중순 윤 대통령이 8년 만에 골프 연습을 재개했다고 밝히면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과의 ‘골프 외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11월 5일)에서 승리하기 전에도 윤 대통령이 골프를 친 사실이 공개되면서 야당에선 “대통령실이 거짓말을 했다”고 공격하고 있다. 여권에선 “대통령이 주말에 골프 치는 게 문제 되는 시절도 아닌데 대통령실의 설득력이 떨어지는 설명이 일을 키웠다”는 지적이 나왔다.
윤 대통령의 골프 재개 소식은 지난 10일 언론 보도로 처음 알려졌다. “윤 대통령이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트럼프 당선인과 친교의 시간을 잡기로 했고, 여러 상황을 고려해 8년 만에 골프채를 잡았다”는 대통령실 관계자발(發) 보도였다. 이후 기자들의 관련 질의에 대통령실 관계자는 트럼프 당선인과의 ‘골프 외교’에 대비해 윤 대통령이 골프 연습을 재개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그런데 대통령실의 이런 설명 후 윤 대통령이 군 소유 골프장에서 10월 12일, 11월 2일과 9일에 골프를 쳤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민주당은 8월과 9월에도 5번 더 골프를 쳤다고 주장했다. 11월 9일 골프 때는 CBS가 골프장 현장 취재를 시도했고, 대통령실의 윤 대통령 골프 재개 설명은 그 이튿날(10일) CBS가 관련 보도를 하기 전에 나왔다. 이 때문에 대통령실이 언론이 대통령의 골프를 문제 삼지 못하게 선제적으로 ‘트럼프와의 골프 외교 준비’로 둘러댄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는 것이다. 민주당 김병주 의원은 “윤 대통령이 평일인 9월 5일에도 골프를 쳤다”고 주장했는데, 대통령실은 이에 대해서는“명백한 오보”라고 했다.
이런 와중에 김용현 국방부 장관은 지난 28일 국회에서 “(지난 8월 계룡대 골프 라운딩에) 참석했던 부사관 한 분은 ‘대통령님하고 라운딩할 줄 꿈에도 생각을 못 했다’며 ‘로또에 당첨된 것 같은 기분’이라고 눈물을 글썽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장관은 “노무현 전 대통령도 거의 매주 운동하셨다”고 해 민주당 의원들이 반발했고 김 장관은 결국 사과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본지 통화에서 “윤 대통령은 (취임 후) 지난 8월 계룡대에서 골프를 처음 쳤는데, 당시 대선 승리가 유력한 트럼프 당선인과의 골프 회동을 준비해야 한다는 조언 때문이었다”며 “하지만 트럼프 당선 전이었고, 바이든 행정부와의 관계도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이를 공개할 수 없었다”고 했다. 여권 관계자는 “새로운 사실이 나올 때마다 해명이 바뀌니 애초 문제가 될 사안이 아닌데 대통령실이 점점 더 궁색해지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