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특혜 의혹 사건’ 재판에서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가 대장동 사업을 두고 “4000억원짜리 도둑질”이라고 말한 녹취록이 공개됐다. 검찰은 이 대화 등을 바탕으로 대장동 일당이 초기부터 이 사업의 불법성에 대해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이준철)는 3일 열린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 남 변호사,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등에 대한 재판에서 ‘정영학 녹음 파일’을 재생했다. 2014년 11월 5일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의 대화 내용이 담긴 파일에서 남 변호사는 “(대장동 사업은) 4000억원짜리 도둑질”이라면서 “(문제가 되면) 게이트 수준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도배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천대유와 관계사인 천화동인 1~7호는 이 사업 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 성남의뜰이 전체 주주에게 배당한 5903억원 중 68%인 4040억원을 배당금으로 가져갔다. 성남시가 대장동 민관 합동 개발을 선언한 것은 2014년 12월이고 성남도개공이 대장동 사업자 선정 절차를 진행한 것은 2015년 2월이다. 2014년 11월에 이뤄진 녹취 내용대로라면, 대장동 일당이 사업자 공모가 있기도 전부터 향후 자신들이 불법적으로 얻을 이득을 정확히 계산하고 있었다는 얘기가 된다.
이날 공개된 2013년 10월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 녹음 파일에 따르면, 정 회계사는 “‘유유’가 갖고 오라고 난리 치는 것 들었다. 좀 심하더라, 돈 맡겨놓은 것처럼 빚쟁이 다루듯이 하더라”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유동규 피고인이 남욱 피고인에게 금전을 요구하고 재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