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해 있는 동안 TV에서 미국의 오프라 윈프리가 진행하는 토크쇼를 봤어요. 어린 시절 성폭행당했지만 당당하게 그 사실을 알리고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잖아요. 저도 오프라 윈프리처럼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꿈을 심어주는 토크쇼 진행자가 되고 싶어요. 작은 말 한마디가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으니까요."

대전 반석고 2학년 김다연(17)양은 초등학교 6학년이던 2007년부터 3년간 학교를 떠나 있어야 했다. 초등학교 졸업을 1년 앞둔 2006년 11월, 팔이 아파 찾아간 병원에서 뼈에 종양이 생기는 희귀 암인 '골육종'이라는 진단을 받았기 때문이다.

김양은 이후 3년간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며 항암치료에 매달렸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기약 없는 치료는 견디기 어려웠고, 교복 입고 학교에 다니는 친구들을 보면 부러웠다. 김양은 "이 기간을 버틸 수 있었던 건 어머니의 기도와 응원 덕분이었다"고 했다. 퇴원 후 하고 싶은 것들을 말하면 "그래 넌 할 수 있을 거야"라고 어머니는 용기를 북돋아줬고, 마침내 김양은 암을 극복했다.

학교로 돌아온 김양은 학교 안팎의 모든 일에 열심히 참여했다. 친구와 교사 누구도 김양의 투병 경력을 눈치 채지 못했다. 일하는 청소년의 권익보호를 위해 활동하는 '1318알자알자 청소년 리더'로 작년 고용노동부장관상을 받았고, 같은 해 교과부가 주최한 '사제동행 공모전'에 자신이 제작한 UCC를 제출해 최우수상을 받았다. 올해는 전국 고1 여학생 가운데 봉사정신이 뛰어난 학생에게 주는 '유관순횃불상'을 수상했고, '한국학생창의력 올림픽'에 출전해 2위를 차지했다. 교내에서는 방송반 활동을 하면서 적극적으로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

‘2012 대한민국 인재상’을 수상하게 된 김다연(오른쪽)양이 작년 6월 일하는 청소년의 권리를 알리는 ‘1318알자알자’ 홍보대사로서 학교 여교사(왼쪽)에게 자신의 활동을 설명한 후 함께 포즈를 취했다.

교과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은 14일 김양을 비롯한 고등학생 60명과 대학생 40명 등 100명을 '2012년 대한민국 인재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대한민국 인재상' 고교생 수상자 가운데는 아버지와 어머니 모두 장애인이고 기초생활수급 대상자일 정도로 가정형편이 어려운 상황에서 독일 '에틀링겐 국제 청소년 피아니스트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한 한국예술영재교육원 문지영(17)양, 뇌성마비 장애를 안고 있지만 고교 학생회장과 장애인 풍물패 대표로 활동하는 상암고 이석현(18)군, 미술에 대한 열정과 재능을 살려 학교 폭력 문제를 다룬 그림 동화책을 펴낸 경북예고 여효주(18)양 등이 포함됐다.

대학생 가운데는 런던올림픽 남자체조 도마 부문에서 금메달을 수상한 한국체대 양학선(20)씨, 다문화 초등학생을 위한 알림장 번역기를 개발한 부산대 박호정(31)씨, 저소득층 학생 학업을 돕는 예비 사회적 기업 '공부의 신' 이사인 서울대 강성영(25)씨 등이 뽑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