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룡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장이 최근 '국가 권력기관의 MBC 인사 개입' 논란을 부른 자신의 인터뷰 발언과 관련, 책임을 지고 19일 사퇴했다.
김 이사장은 이날 방문진 이사회에 참석, 신동아가 인용 보도한 자신의 발언에 대해 "세세하게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이 잘 안 나고, 내용이 과장됐다. 설화(舌禍)를 일으킨 점 사과한다"고 말한 후 사퇴 의사를 밝혔다. 김 이사장은 "방문진 이사의 인사권을 가지고 있는 방송통신위원회에 일신상의 이유로 사퇴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방문진은 MBC의 최대주주(70%)로 MBC를 관리·감독하는 권한을 가진 기구다.
문제의 발언은 신동아가 지난 17일 발매한 4월호 '단독 보도 김우룡과 MBC, 8개월 전쟁'이란 기사를 통해 보도됐다.
신동아는 "김 이사장이 지난 8일의 지역 MBC 사장단 인사와 관련, '큰집'이 김재철 MBC 사장을 불러다가 '조인트' 까고 해서 만들었다고 말했다"는 내용의 보도를 했다. 이 발언에 대해 신동아는 특정 권력기관(큰집)이 지역 MBC 사장단 인사에 관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또 신동아는 김 이사장이 "(내가) 김재철 MBC 사장에게 청소부 역할을 하라고 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 이사장은 이런 보도에 대해 “정식 인터뷰도 아닌 자리에서 다소 과장되게 한 이야기인데 마치 공식 답변인 것처럼 신동아가 보도했다”며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하지만 김재철 MBC 사장과 방문진의 다른 이사들, 정치권 등이 김 이사장을 비판하며 파문이 커졌다. 김 사장은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김 이사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형사 고소하고 손해배상 민사소송도 내겠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지역 MBC 사장단 인사는 인사 권한을 가진 내가 했다”며 “전혀 근거 없는 내용으로 MBC가 권력에 굴종하는 것처럼 비하한 점으로 볼 때 더 이상 방문진 수장 자격이 없다”고 했다.
방문진의 일부 이사들은 이날 이사회에서 ‘김우룡 이사장의 해임안’을 공식 안건으로 올려 의결하자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 방문진 이사는 “왜 그런 이해할 수 없는 발언을 했는지 모르겠다”며 “자신의 권한을 과시하고 싶어 과장을 하다 보니 그랬을 것 같다”고 했다.
김 이사장이 사퇴하자, 야당은 “사퇴로 문제가 해결된 게 아니다”며 공세를 이어간 반면, 여당은 “이 정도로 마무리하자”며 논란의 확산을 경계했다.
민주당 노영민 대변인은 "김 이사장의 사퇴로 문제가 해결된 것이 아니다. 국정조사를 통해 사실 관계를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했다.
반면 한나라당 조해진 대변인은 "자신의 발언으로 인해 불필요한 오해와 논란이 촉발되고, 이것이 방송개혁을 저해하는 세력들에 의해 악용될 것을 우려해 김 이사장이 책임지기로 한 것으로 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