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종하 "북측서 '화답 생각해봤나' 질문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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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09.09.27 21:14 | 수정 : 2009.09.27 21:19

    추석 이산가족상봉 둘째날인 27일 오후 금강산 면회소에서 북측 안내원들이 남측 상봉단에게 다과세트를 선물하고 있다. 이 날 오후 야외상봉이 취소돼 금강산 면회소에서 만남이 진행됐다. / 뉴시스
    "이번 이산가족 상봉은 북측에서 특별히 호의를 베풀어 재개한 것인데 남측은 이에 대한 화답을 생각해보지 않았느냐."(북측 적십자회 장재언 위원장)

    "의약품 지원이나 적십자병원에 대한 지원은 하겠지만 좀 더 의미 있는 호의 표시는 당국 간에 합의돼야 한다."(대한적십자사 유종하 총재)

    남측 이산가족 상봉 방문단을 인솔하고 방북한 유 총재는 27일 오전 외금강호텔에서 기자들과 약 40분간 인터뷰를 갖고 지난 26일 장 위원장과 북측 주최 환영만찬에서 나눈 대화를 소개했다.

    이날 장 위원장이 언급한 남측의 '호의'는 대북 쌀 비료 지원을 간접 요청한 것으로 풀이된다. 종전까지 남북은 이산가족 상봉 행사와 쌀 비료 지원을 인도적 사안으로 묶어 패키지 형태로 풀어온 경우가 많았다.

    유 총재는 "북측이 쌀이나 비료 지원 문제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면서 "적십자 선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언제든지 하겠지만 (쌀 비료 지원과 같이) 국민의 세금에서 내는 큰 돈을 내는 문제는 당국에서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 총재는 또 "이산가족 12만명 중 4만명이 이미 돌아가셨다"면서 "상봉횟수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얼마 전에는 한 달에 (이산가족) 2000~3000명 정도가 세상을 떠났는데, 지금은 4000~5000명 수준"이라며 "상봉 인력을 더 늘리는 것이 현재로서는 어렵기 때문에 수시로 자주 상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남북관계가 전반적으로 좋아지면 (이산가족 상봉확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반응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유 총재는 이산가족들의 서신교환과 화상 상봉의 중요성도 지적했다.

    그는 "세상에 있고 없다는 것이 (이산가족들에게는) 상당한 쇼크"라면서 "서로 만나기 전이라도 생사 확인을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그는 거동이 불편한 이산가족들을 감안해 화상상봉을 확대하고, 상봉 이후 서신교환도 제도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 총재는 이번 상봉행사와 관련해 "내일까지 행사가 순조롭게 되고 이산가족 상봉의 순수한 인간적 측면이 많이 보도되면 (남북관계) 분위기 조성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영삼 정부 시절 외무장관을 역임하기도 한 유 총재는 "외교는 상대방 입장이 불리해지더라도 내가 잘 되는 것이 성공이지만, 인도적 문제는 서로 편하고 도움이 돼야 한다"며 "외교관의 자세는 적십자사 총재가 되면서 접었다"고 말했다.

    그는 장 위원장과의 첫 대면에 대해서는 "1936년 생으로 나이가 (나와) 같더라. 생년월일을 물어보면 자칫 형, 동생이 되니까 안 따졌다"며 "자녀 숫자와 손자·손녀 수까지 모두 똑같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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