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서울 마포구 동교동에 '동챠오(東橋)'라는 중식당이 문을 열었다. "중식당에 가도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 불편하다"는 중국인 관광객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서울시가 예산을 투입해 만든 식당이다. 맛을 제대로 내기 위해 중국에서 주방장과 종업원을 초빙했고, 중국어 메뉴판도 터치 스크린 방식으로 꾸며 쉽게 주문하게 했다.

"시민 세금으로 중국집을 운영해도 되느냐"는 일부 비판을 무릅쓰고 서울시가 이런 시도를 한 까닭은 중국인 관광객 유치가 서울의 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작년 외국인 관광객 1명이 지출한 경비는 평균 1300달러였고, 그 중 40% 가량이 순수익으로 남아 관광객 1인당 50만원 정도의 수입을 안겨줬다. 2010년까지 외국인 관광객을 1200만 명까지 끌어올리겠다고 공공연히 밝혀 온 서울시는 오세훈 시장이 지난 7월 중국 산둥성을 찾아가 관광 설명회를 연 것을 포함, 올해 중국 곳곳에서 10여 차례 설명회를 여는 등 '대(對)중국 서울관광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만 중국 현지에서의 한국 비자 발급이 여전히 문턱이 높아 이런 노력이 열매를 맺지 못하고 있다는 게 서울시 하소연이다. 물론 주중 한국영사관 입장에서는 불법체류를 막기 위해 거주지나 재산 등 각종 요건을 꼼꼼히 따질 수밖에 없을지 모른다. 문제는 이런저런 이유로 '퇴짜'를 맞은 중국인 관광객이 자존심 상해하며 한국에 반감을 갖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정부 차원에서 논의됐던 양국 간 한시적(限時的) 비자 면제도 성화봉송 과정에서의 마찰 등으로 물 건너가는 등 좀처럼 분위기가 나아지지 않고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하루속히 머리를 맞대고 이런 문제 개선을 위해 고민하지 않으면, 중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각종 방안도 허사에 그치고 베이징올림픽 후 관광특수(特需)는 다른 나라 몫이 될 것"이란 서울시 고민을 귀담아들을 때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