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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의 히딩크’ 박만복, 메이드 인 코리아 홍보 전사로

  • 이인열 기자(리마(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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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07.12.17 00:16

    대우일렉 모델… 한해동안 매출 3배 올라
    88년 올림픽때 은메달… 페루의 영웅으로

    페루의 수도(首都) 리마의 VIA 도로를 달리다 보면 붉은 색의 대우일렉(옛 대우전자) 광고판에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활짝 웃고 있는 낯익은 한국인 얼굴을 만나게 된다. 박만복(71) 전 페루 국가대표 여자 배구팀 감독. 그는 20년(73~93년) 동안 페루팀을 이끌며 세계대회 우승에다 88올림픽 은메달까지 따내며 ‘페루판(版) 히딩크’로 불리는 국민 영웅이 됐다.

    많은 페루인들로부터 ‘맘보 박’(‘만복’이란 이름의 발음이 어려워 붙은 애칭)이라 불리는 유명 인사인 그가 요즘 페루에서 대우일렉의 성공한 광고 모델로 맹활약 중이다.

    “작년부터 모델로 일했는데 한 해 동안 매출이 배 이상 올랐답니다.”

    지난 8일 리마에서 만난 그는 배구 코트에서 핏대를 올리던 모습 대신 잔잔한 미소를 입가에 머금고 있었다.

    그가 대우일렉 모델이 된 것은 작년 초. 95년 설립 이후 한때 매출 1500만달러(약 140억원)를 올리던 대우일렉 페루법인이 2001년 경영 위기로 페루시장에서 철수한 뒤 다시 복원에 나서면서다.
    
	박만복 전 페루 여자 국가대표 배구팀 감독이 페루의 수도 리마 중심가에서 자신이 모델로 등장한 대우일렉 광고판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페루의 국민 영웅인 그가 모델로 등장한 뒤 대우일렉의 매출은 200% 이상 뛰었다. /리마(페루)=이인열 기자
    박만복 전 페루 여자 국가대표 배구팀 감독이 페루의 수도 리마 중심가에서 자신이 모델로 등장한 대우일렉 광고판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페루의 국민 영웅인 그가 모델로 등장한 뒤 대우일렉의 매출은 200% 이상 뛰었다. /리마(페루)=이인열 기자

    담당 업무를 맡은 대우일렉의 송희태 칠레법인장은 수소문 끝에 박 감독을 찾아와 “회사 사정상 아직 모델료는 많이 드릴 수 없다. 하지만 대우의 부활을 도와달라”고 간청했다.

    한때 공공 장소에만 나가면 ‘팬’들로부터 사인 공세를 당해 외출에 불편을 느꼈던 그는 요즘도 길거리를 다니면 반갑게 인사하는 사람을 쉽게 만난다.

    대우일렉의 제안을 받은 박 감독은 지난 30여년 세월이 떠올라 가슴이 뭉클했다고 했다. “지난 73년, 딱 1년만 있겠다고 페루에 왔을 땐 무척 외롭고 힘들었죠. 그때 한국 기업들의 활약상을 지켜보는 게 제게 큰 위안이었는데…. 이제 내가 기업들에 도움이 된다니 오히려 뿌듯했습니다.”

    그는 흔쾌히 수락했고 이후 ‘맘보 박 효과’는 대단했다. 대우일렉은 페루시장에서 작년에만 1200만달러 매출을 올렸고, 올해는 2600만달러가 예상된다. 시장점유율 8%대로 90년대 대우전자 시절의 전성기(5~6%)보다 더 높다. 송 법인장은 “페루 전역에 광고판 30개를 설치했는데도 택시기사들에게 대우일렉을 물어보면 ‘맘보 박’을 얘기할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93년 페루 대표팀 감독에서 물러난 뒤 일본에서 6년간 감독으로 일하다 2000년 페루로 돌아왔다. 요즘은 국립스포츠과학원 소속 배구 순회 코치로 전국 3000여명의 체육교사들에게 배구를 가르치고 있다. 한 달에 2~3번은 지방 출장이다. 88 올림픽 당시 대통령이던 알란 가르시아(Garcia)가 작년 대통령에 다시 당선되면서 박 감독에게 ‘배구 정신을 심어달라”고 부탁했기 때문이다. 박 감독이 가르친 배구 선수들은 일분 일초도 훈련에 늦지 않는다고 해 ‘배구 선수 시간’이란 유행어가 나올 정도로 ‘맘보 박’은 페루 사람들에게 배구 감독 이상의 존재였다.

    박 감독은 인터뷰가 끝날 무렵 “밖에 살다 보면 우리 기업들이 맹활약하는 것보다 더 흐뭇한 것은 없어. 우리 기업들이 더욱 잘해 줬으면 좋겠어”라고 말했다. 칠순이 넘은 그는 “내년쯤 순회 코치 일이 끝나면 고향인 속초로 돌아가 오징어순대를 실컷 먹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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