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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혁 "이승엽 이후 '거포' 맥이 끊겼다"
98년 용병제 도입후 꿈나무들 야수 지원 급감
지도자들 타자 육성 소홀…후배들은 열정 부족
임팩트때 파워 전달하는 ML 기술- '혼'배워야
스포츠조선 김남형 기자
입력 : 2006.12.01 12:36 00'

삼성 양준혁은 30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한국과 대만의 경기를 TV를 통해 후반부만 약간 봤다고 했다. 2대4로 한국이 패한 것에 대해 양준혁은 "충격적"이라고 답했다.

최근 들어 한국 야구는 국내 프로 리그든 국제 대회든 공통적으로 '타력 고갈' 현상을 보이고 있다. 양준혁은 이를 우려했다. 69년생으로 올해 한국 나이로 서른여덟 살인 양준혁이 여전히 3할을 치고 주전 타자로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은 일차적으로 그의 능력 덕분이다. 한편으로는 그를 위협할만한 타자들이 밑에서 치고 올라오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역설했다.

양준혁은 30일 밤 전화 인터뷰를 통해 한국 야구의 전반적인 타력 저하에 대해 나름대로 생각해온 원인을 제시하고, 평소 후배 타자들에게 건네고 싶었던 충고를 조목조목 밝혔다.

▶이승엽 이후 신상품이 없다

요즘 아마추어 유망주들이 너나 할 것 없이 투수를 자원하고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양준혁은 "우리 어릴 때만 해도 실업팀도 있었고 저변이 넓었기 때문에 한창 자라는 애들이 타자를 많이 하려 했다"며 "지금은 내 주위만 둘러봐도 부모들이 아이에게 투수만 시키려 한다"고 말했다.

양준혁은 사견임을 전제로 타자들의 침체 원인 중 하나로 용병 제도를 지목했다. "98년에 용병이 국내 리그에서 뛴 다음부터 고등학교 애들이 좋은 야수가 되겠다는 꿈을 버린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아마 야구의 뿌리가 흔들렸다."

결국 지도자들도 투수 육성에 중심을 뒀고 타자를 키우는데 소홀했다는 얘기. 프로 구단에서도 신인 지명 때 거의 투수 위주로 움직이지 않느냐는 설명도 덧붙였다. 양준혁은 "기업이 만드는 물건도 항상 신상품이 나와야만 하는데 한국프로야구는 거포 맥이 끊겼으니 신상품이 없는 셈"이라고 했다.

양준혁은 "(이)승엽이가 나온 뒤 사실상 홈런 타자의 대가 끊겼다. 발 빠른 똑딱이 타자들은 꽤 나왔다. 한시즌 홈런 30개 이상을 쳐줄 거포가 2~3년에 한 명씩 정도 나와야 하는데 승엽이 이후 사실상 없지 않은가"라고 강조했다.

▶이승엽을 만든 건 스스로의 노력과 열정이다

젊은 타자들 스스로 변신해야 한다는 얘기에선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승엽이 처음부터 이승엽은 아니었다. 양준혁은 "걔(이승엽)도 출발선에 있을 때에는 다른 선수들과 같았다. 승엽이가 지금과 같은 선수가 된 건 타고난 기술 덕분이 아니다. 예전에 옆에서 보면 야구를 우리나라에서 가장 열심히 하는 선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연구도 많이 하고 열정으로 파고들었다고 한다. 부족하다 느끼면 밤새 티배팅을 하는 선수가 바로 이승엽이었다.

양준혁은 "후배들이 메이저리그를 보면서 많은 걸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몇천만 달러짜리 선수들이 주루플레이 하는 걸 보면 죽어라 뛰면서 혼을 담지 않는가. 그저 돈만 많이 받는 선수들이 아니라는 걸 알아야 한다."

'동양인은 메이저리그의 서양 선수들과 체격이 다르다'는 얘기를 들을 때마다 답답함을 느꼈다고 했다. 그 같은 속단이 '동양인 타자들은 힘이 부족하기 때문에 우선 갖다 맞히는 스윙이 제격'이라는 잘못된 결론을 낳는다는 것이다.

양준혁은 "힘이 약하면 스윙 파워를 더 길러서 강한 타구를 만들려 해야지, 그저 똑딱 타법이나 진루타 치는 것에 만족하는 방식은 분명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메이저리그 중계를 자주 보면서 엑기스를 뽑아 먹어야 한다. 걔들 보면서 힘 좋구나, 감탄하면서 끝나지 말고 그 힘을 임팩트 때 전달할 수 있는 기술을 배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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