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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투지 실종된 한국 야구
도하=연합뉴스
입력 : 2006.11.30 23:36 31'

축구는 ’도하의 기적’으로 기억되지만 야구에서는 ’도하의 참변’으로 남을 만한 일이었다.

제15회 아시안게임 개최지인 카타르 도하는 1994년 미국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이 열렸던 장소로 유명하다.

1993년 10월 도하에서 있은 최종 예선전에서 일본에 패해 본선 진출이 좌절될 위기에 놓였던 한국은 이라크가 극적으로 일본과 무승부를 이룬 덕분에 아시아 대표로 미국땅을 밟을 수 있었다.

하지만 만 13년이 지나 다시 찾은 도하는 한국 야구에 그리 호락호락한 곳은 아니었다. 30일(한국시간) 비록 ’난적’이지만 능히 꺾어줄 것으로 기대했던 대만에 2-4로 패하면서 아시안게임 3연패의 꿈도 가물가물해졌다.

이번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걸었던 기대는 사뭇 남달랐다. 지난 2003년 삿포로 아시아선수권대회 때 대만에 패하는 바람에 이후 자리를 잡지 못했던 김재박 LG 감독이 3년 만에 대표팀 사령탑으로 권토중래했다는 점에서 설욕을 바라는 목소리가 높았다.

연이은 대만의 패배 악령에서 이제는 벗어날 필요도 있었고 또 대만을 꺾었다면 사실상 금메달에 성큼 다가서 1일 정식 개막을 앞둔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선수단에 좋은 분위기를 이끌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상당했다.

기대가 컸던 만큼 대표팀의 마음가짐도 어느 때보다 달랐어야 했지만 대만전에서는 몇몇 선수를 제외하고 특유의 파이팅도, 화끈함도 없었다.

한국은 1회와 9회를 제외하고 이날 7번이나 선두 타자가 출루하며 찬스를 만들었다. 하지만 고작 얻은 점수는 2점에 불과했다.

국제 경기 경험이 풍부한 선수는 이병규(전 LG)와 박재홍(SK) 정도였다 하더라도 나머지 선수들이 수많은 정규 시즌 게임을 치르면서 단련된 배짱과 집중력을 유지했다면 적어도 3-4점은 뽑을 수 있는 기회였다.

LA 다저스 소속 좌투수 궈홍즈의 빠른 공이 인상적이었다고 하나 높게 몰린 슬라이더에 번번이 방망이가 헛돈 것도 안타까웠다.

결정적인 순간 나온 삼진은 논외로 치더라도 2개의 병살타, 3번의 번트 실패 등은 작전야구로 승부를 걸겠다던 김 감독의 구상과는 전혀 동떨어진 것이었다.

현지 시간으로 새벽 5시에 기상해 9시 경기를 준비해야 했던 선수들이 정상 컨디션을 유지했을 리는 만무하지만 이는 대만도 마찬가지였다.

손민한이 4회 볼 카운트 2-2의 유리한 상황에서 높은 볼을 던져 첸융지에게 선제 솔로포를 맞았지만 이후가 더 문제였다.

후속 첸진펑과 린지셩에게 모두 볼카운트 2-1의 유리한 상황에서 2루타와 적시타를 얻어 맞았고 5회 셰자셴의 도망가는 솔로 홈런도 손민한이 볼 카운트 2-1에서 맞았다는 점에서 집중력 해이를 꼬집지 않을 수 없다.

선수의 개성과 자율성을 강조하는 현대 스포츠에서 줄기차게 근성과 정신력만을 강요할 수는 없지만 결정적일 때마다 한국의 발목을 잡아왔던 대만을 상대로 대표팀이 남다른 응집력과 파이팅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은 두고 두고 아쉬운 대목이다.

“베테랑이 부족했다”는 김재박 감독의 안타까움보다 좀 더 나은 집중력을 발휘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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