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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헤니 "로빈과 난 너무 달라요"
’Mr.로빈 꼬시기’로 스크린 데뷔
서울=연합뉴스
입력 : 2006.11.30 12:13 55' / 수정 : 2006.12.01 10:16 05'

상당수 여자들에게 다니엘 헤니는 판타지다. 드라마와 CF 속에서 그는 잘생긴 얼굴과 미끈한 체격에 부드러운 미소와 여자를 배려할 것 같은 섬세함까지 갖춘 완벽한 남자로 등장한다.

12월7일 개봉하는 영화 ’Mr.로빈꼬시기’(감독 김상우, 제작 싸이더스FNH)는 그런 이미지의 다니엘 헤니가 없었다면 만들어지기 힘들었을 것이란 생각이 절로 든다. 일은 똑부러지게 잘하지만 연애는 F학점 수준인 여자 민준이 첫사랑의 상처를 갖고 있는 직장상사 로빈으로부터 연애 코치를 받다 진실한 사랑을 느껴가는 과정을 그린 로맨틱 코미디.

사랑에 냉소적이라는 점은 의외의 모습이지만 젊은 나이에 성공한 비즈니스 리더, 패셔너블한 스타일, 여자를 지그시 바라보는 눈빛의 따뜻함 등은 기존의 이미지와 겹친다.

“친구들과는 한국말로 대화를 나누지만 모르는 사람들이 있는 자리에서 한국말을 하면 다들 쳐다봐 쑥스러워 영어를 쓰게 된다”는 다니엘 헤니는 인터뷰 내내 겸손함과 자신감을 동시에 드러내는 화법을 구사했다.


▲다니엘 헤니 / (http://www.tagstory.com)에 올라온 동영상

시사회 이후 ’다니엘 헤니를 위해 만든 영화 아니냐’는 말이 쏟아지는데 대해 “absolutly not(절대로 아니다)”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어떻게 보면 운명적인 만남이었습니다. 사실 전 걱정했거든요. 저의 실제 모습과 로빈이 너무 달라 내가 잘 표현해낼 수 있을까 하고. 감독님께도 그게 제일 걱정스럽다고 말했으니까요.”

뭐가 그리 다를까. 영화 속에서도 판타지, 그대로인데.

“성격부터 옷 입는 것, 여자를 대하는 태도 등등. 다 달라요. 너무 다른 점이 많아 스스로 작위적으로 느끼기까지 했는데 절 위해 만든 영화 아니냐는 말은 제가 나름대로 잘 표현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내 이름은 김삼순’과 여러 CF를 통해 보여줬던 신사적인 이미지를 한꺼번에 바꿔 냉혹한 킬러나 악역을 맡는다면 여러분들이 보기에 더 부담일 수 있었을 것”이라며 “그런데 다소 냉정하고 차가운 모습을 보이는 로빈은 내 배우 인생에서 브리지 역할을 해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언어 문제도 마찬가지다. 자연스럽게 해결해가고 싶어한다. 영화 속에서 그는 단 한번 한국어로 “미안해”라고 말한다. 스토리 전개상 결정적인 대사다.

“무리해가면서 한국어 대사가 많은 작품을 하지는 않을 겁니다. 한국말을 할 수 있는 작은 역할부터 시작해야죠. 전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편이에요. 한국말을 못하면 배우로서 내 인생이 끝장이구나, 라고 생각하면 더 안좋을 것 같거든요. 언어가 문제가 되리라고는 생각해본 적도 없고, 다행히 행운처럼 지금까지 그런 작품이 주어졌습니다. 심지어 여러 작품 중 고를 수 있었죠.”

이제 배우로서 본격적인 시동을 걸기 시작한 그는 “연기가 운명”이라고 말했다.

“운명적으로 농구를 그만두고 모델 일을 하게 됐고, 모델을 하다보니 좀 더 창조적인 일을 하고 싶어서 CF에 출연했습니다. CF에 출연하면서 연기의 맛을 서서히 느끼기 시작해 이젠 연기가 제 운명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델 일도 힘들지만 연기는 더 힘들다고 한다. “그렇지만 어떠한 환경에도 잘 맞출 수 있는 능력을 하나님이 주셨다”며 의욕적인 태도를 보여줬다.

“어머니에게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늘 긍정적인 태도를 갖고 살게 해주셨죠. 대학시절 문제가 있을 때도 항상 ’괜찮아’라고 말씀해주셨고, 항상 자랑스럽게 생각해주셨습니다.”

대학에서 연기를 부전공한 후 2004년 연기를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했을 때 스승이었던 디나 레비 씨를 연기 생활의 멘토로 삼고 있다는 그가 가장 좋아하는 배우는 필립 세이무어 호프먼. 그 외에 해리슨 포드, 제임스 딘 등 좀 오래된 배우를 좋아한다. 배우로서 가야 할 길이 먼 그에게 그들은 그가 기억해야 할 연기를 보여줬다.

“그들의 연기를 보면서 제가 갖고 있는 걸 어떻게 잘 구상해 보여줄까 고민합니다. 맡은 캐릭터를 제 삶 속에서 찾아내 재구성해보죠. 로빈 역할 때도 고등학교 시절 농구 코치를 떠올렸어요. 고지식하고 냉정한 분이셨거든요.”

많은 여성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는 그가 정작 본인도 스타들을 보면 눈도 못 마주치고 있다. 안성기, 한석규 등 평소 좋아하는 선배를 만났을 때도 부끄러워 고개를 푹 숙였다.

파트너 엄정화 역시 그가 엄청나게 좋아했던 선배. 거의 모든 출연작을 봤다.

“엄정화 선배가 저보다 나중에 캐스팅됐는데 환호를 질렀어요. 4~5개월 같이 생활했지만 4~5년 된 사이처럼 친해졌습니다. 정말 좋은 친구가 됐어요.”

그나저나 영화 속에서 로빈이 연애에 젬병인 민준에게 알려주는 연애 지침이 과연 실제로 맞다고 생각할까. 로빈은 민준에게 ’전화가 올 때까지 전화를 걸지 말 것’ ’차에서 먼저 내리지 말 것’ ’먼저 생일 등 기념일을 챙기지 말 것’ 등을 주문한다.

“100% 진실은 아니겠지만 남자 입장에서는 어느 정도 맞지 않나 생각합니다. 여자가 바라는 것과 남자가 바라는 게 다른 경우가 많잖아요. 여자는 한번 빠지면 마음이 움직이는데 남자는 머리가 움직이는 것 같거든요. 이 여자가 진짜 내 여자 맞나 하는 생각은 남자들이 더 재면서 많이 하는 거죠. 그런 대사를 할 때 시사회 때 본 여자 관객이 대부분 ’맞아’ 하는 표정을 짓던대요.”

“굳이 할리우드를 목표로 하는 건 아니다. 좋은 작품이 있는 곳이면 어느 나라든 가고 싶다”는 그는 “그렇지만 한국은 근거지이자 내 생활을 하는 곳으로 뿌리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멋진 스타일만큼이나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멋진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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