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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분석] 이병규-박명환, 일본 가면 통할까?
장-단점 너무 뚜렷 … 기대반 우려반
스포츠조선 박진형 기자
입력 : 2006.11.30 12:13 51'

올겨울 FA(자유계약선수) 최대어인 이병규와 박명환이 일본 무대를 노크하고 있다. 이종범 정민태 정민철 조성민 등 내로라하던 한국 선수들의 잇따른 실패 이후 한국 시장에서 완전히 눈을 돌린 것으로 보였던 일본 프로야구가 2006년 이승엽의 대성공을 계기로 다시 '한류'를 기대하고 있다.

주니치가 눈독을 들이고 있는 이병규의 경우 신분조회까지 온 상태고, 박명환은 아직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지만 요미우리와 한신이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한국 프로야구 출신으로 일본에서 제대로 정착했던 선수는 선동열과 이승엽 둘 뿐이다. 오히려 한국 선수들이 적응하기엔 메이저리그보다 더 어렵다는 의견조차 있었다. 그렇다면 이병규와 박명환가 어떨까. 한국의 현존 투-타 간판들이 일본에서도 통할 수 있을까.

이병규와 박명환이 '현미경 관찰', '스피드', '정교함'으로 대변되는 일본 무대에 섰다고 가정했을 때 이들은 야누스의 두 얼굴을 갖게 된다. 둘 다 장-단점이 너무나 뚜렷한 스타일이라 보는 방향에 따라 낙관론과 비관론이 극명히 교차된다.

▶양날의 칼-이병규

자신의 최대 장점이 곧 치명적인 단점이 될 수도 있다.

이병규는 스윙 스피드와 함께 타자를 평가하는 양대 기준이 되는 배트 컨트롤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병규를 종종 이치로에 비교하는 것은 안타 제조기라는 피상적 공통점 때문이 아니다. 둘은 스윙 메커니즘이 너무나 비슷하다는 기술적인 공통점이 있다. 몸은 1루로 뛰어나가면서도 시선은 그대로 공에 꽂힌 채 방망이를 휘둘러 안타를 만들어 내는 장면은 다른 선수들이 좀처럼 흉내 낼 수 없는 둘만의 트레이드마크다. 보통 선수들은 일단 방망이가 나오고 나면 아차 싶어도 방법이 없지만 이들은 순간적으로 스윙 궤적을 달리해 공을 맞히는 능력이 있다.

일본에 가더라도 물론 이병규의 제일 큰 밑천은 바로 이 배트 핸들링 솜씨다. 하지만 자신의 이런 능력을 과신했던 탓일까. 이병규는 운명적으로 '배드 볼 히터'의 길을 걸어야 했다. 스트라이크가 아닌 볼을 쳐서 안타를 만들어 내는 데는 이력이 났다.

한국에서는 분명히 그 게 통했다. 그러나 일본 투수들의 변화구 제구력은 한국과는 비교가 힘들다. 분명히 스트라이크다 했는데 홈플레이트 앞에서 땅바닥으로 그냥 처박히는 볼이 허다하다. 이병규 특유의 참지 못하는 선구안으로 리모컨으로 조종되는 듯한 일본 투수들의 변화구를 따라다니기 시작하면 '한국의 이병규'는 없다.

▶머리카락 보일라-박명환

박명환은 시속 140㎞에 육박하는 슬라이더와 배트를 밀치면서 우기고 들어오는 강속구가 주무기다. 일본에서도 박명환처럼 힘 있는 슬라이더를 가진 투수를 찾기란 쉽지 않다. 거기다 종으로 떨어지는 커브와 반 포크볼도 던진다. 힘을 바탕으로 볼끝이 좋은 박명환의 공은 스윙 스피드보다는 저스트 미팅에 주력하는 일본 타자들에게 분명히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정작 걱정거리는 스터프(stuff) 자체보다 엉뚱한 곳에 있다. 박명환은 국내 프로 무대에서도 견제 동작 때 '쿠세(상황에 따라 노출되는 투수의 특유한 버릇)'를 간파당해 발 빠른 주자가 나가면 갑자기 흔들리는 경우가 많았다. 박명환은 투구 직전 턱의 각도에 따라 공이 홈으로 갈지, 1루로 갈지 노출된다는 윤석환 투수코치의 지적에 따라 이 버릇을 고치느라 애를 먹었었다.

주자가 나갔을 때 퀵모션과 견제 동작이 역대 투수들 중 최고로 꼽혔던 삼성 선동열 감독도 지난 96년 일본 진출 첫해에 나가기만 하면 들썩거리는 주자들 때문에 고생한 경험이 있다. 더욱이 현대 일본 야구는 WBC에서 확인된 것처럼 전체적인 기동력이 한국 야구보다 월등하다.

박명환은 구위 자체보다 탄로나지 않는 견제 동작으로 주자를 묶는 방법을 먼저 터득해야 일본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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