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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 '어나더데이' 악몽 재현될까
’카지노 로얄’ 국내 성적표에 관심 쏠려
서울=연합뉴스
입력 : 2006.11.30 11:34 24'

’미스 캐스팅’ 논란을 빚고 있는 007 시리즈의 21번째 작품 ’007 카지노 로얄’의 한국 흥행 성공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바로 전작이었던 ’007 어나더데이’(2002년 개봉)가 세계적인 빅히트에도 불구하고 유독 한국 시장에서만 참패를 했기 때문.

피어스 브로스넌이 007 역으로 출연했던 ’007 어나더데이’는 주적(主敵)을 북한으로 설정, 당시 미국의 일방주의에 혐오감을 느끼던 국내 관객의 외면을 자초했다.

당시 일부 관객은 ’어나더데이 안보기 운동’을 전개하기도 했다.

’카지노 로얄’의 경우 ’어나더데이’와는 설정이 다르기 때문에 ’어나더데이’의 흥행 참패를 답습하리라고 전망하긴 어렵지만, ’어나더데이’와는 또다른 관점에서 논란을 빚고 있어 제작사와 배급사 입장에서는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카지노 로얄’의 가장 큰 시빗거리는 역시 007 역으로 캐스팅될 때부터 많은 반대에 부딪혔던 대니얼 크레이그의 배역 적합성 문제.

29일 국내 시사회에서 선보인 크레이그의 007은 몇 가지 긍정적인 측면에도 불구하고 이전의 007들에 익숙해 있는 팬들에게는 상당한 거부감이 느껴질 만한 면모가 두드러졌다.

’서민적이고 인간적인 007을 만들고자 했다’는 제작진의 주장을 뒤집어보면 기존의 007들이 갖고 있던 카리스마와 세련된 주도면밀함이 결여됐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클로즈업 화면에서 깊게 팬 주름살이 유난히 돋보이는 크레이그의 서민적 얼굴과 헝클어진 금발은 일부 007 팬들로부터 ’007보다는 악당 역에 더 어울렸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카지노 로얄’의 007은 사랑에 목매달고 죽살이친다. 사랑에 눈이 멀어 본연의 업무마저 내팽개칠 정도다. 이 역시 인간적이라고 평가할 수도 있으나 기존의 007 영화들이 고수하던 의미 있는 전통을 깨뜨렸다는 비판을 받을 만도 하다.

’카지노 로얄’의 후반부로 가면 007과 본드걸의 애절한 사랑에 시간의 상당 부분이 할애돼 이것이 007 영화인지 애정영화인지 순간적으로 관객을 헷갈리게 만든다.

전통적인 본드걸의 이미지를 바꿔놓은 것도 ’카지노 로얄’의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카지노 로얄’에는 비키니 차림의 육감적 본드걸이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드레스 차림의 우아하고 지적인 본드걸이 나온다.

21번째 본드걸로 캐스팅된 프랑스 여배우 에바 그린의 개인적 요구와 이미지를 적절한 반영한 결과라고 할 수 있으나 007 팬들이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또하나 지적할 부분은 영화 후반부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포커 도박 장면. 영화의 전개상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부분이지만 포커 도박의 룰을 모르는 관객에게는 상당히 지루할 수 있다.

이미 조롱거리가 된 지 오래인 ’영미 동맹국은 선(善)이고 나머지는 악(惡)’이라는 007 영화의 전통적인 선악 이분법이 ’카지노 로얄’에서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도 국내 흥행에는 부담이다.

이같은 문제 때문인지는 몰라도 ’카지노 로얄’은 역시 007 시리즈 중 가장 많은 제작비(1억5천만 달러)를 쏟아부었음에도 불구하고 개봉 첫주 북미지역 박스오피스에서 춤추는 펭귄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뮤지컬 애니메이션 ’해피 피트’에 밀리는 이변을 연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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