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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욘사마'에게만 기댄 한류엑스포
서귀포=연합뉴스
입력 : 2006.11.29 15:48 51' / 수정 : 2006.11.29 21:49 39'

29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내년 3월10일까지 100일 동안 제주도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한류엑스포 in ASIA’는 배용준이 없었다면 아예 기획조차 될 수 없었던 행사처럼 보였다.

개막식 등 행사 진행과 관람객 동원은 배용준에만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었으며 전시물도 한류스타의 인기에만 집중한 것들이었다.

29일 컨벤션센터 1층 입구 앞 광장에서 열린 개막 행사는 배용준 개인의 팬미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2천여 객석 가운데 80% 정도는 일본인이 차지하고 있었으며 나머지 20%는 중국, 홍콩, 대만 등에서 온 팬들이었다.

개막식은 당초 예정보다 40분 늦은 오전 11시10분께 김태환 제주도지사가 마이크를 잡으며 시작됐으나 김 지사의 환영사는 배용준이 ’지각’ 등장할 때 터진 객석의 비명에 이내 묻혀버렸다.

배용준이 당초 등장할 예정이었던 무대 좌측 계단이 아닌 무대 중앙을 통해 모습을 드러내면서 250여명의 취재진은 배용준 쪽으로 우르르 몰렸고 이 과정에서 포토라인이 무너져 사진기자들의 카메라가 파손되고 설치물이 무너지는 사고가 났다.

개막식이 끝나자마자 배용준은 예정돼 있던 핸드프린팅 행사도 취소한 채 황급히 컨벤션센터 안으로 사라졌다. 컨벤션센터 안에서 배용준은 한류엑스포 조직위원장인 김재윤 열린우리당 의원 등 조직위 관계자의 극진한 안내를 받으며 전시장 곳곳을 둘러봤다.

배용준 뒤로 20여 명의 조직위 관계자들이 줄을 지어 따라 다녔고 “이번 행사가 한류 발전뿐 아니라 아시아 문화의 교류의 장이 됐으면 좋겠다”는 배용준의 말에 한 조직위 관계자는 즉석에서 “내년부터는 행사명에 한류가 아닌 아시아라는 단어를 넣어보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전시 내용도 한류스타의 인기에만 의존한 것으로 채워졌다.

배용준, 송승헌, 소지섭, 안재욱 등 한류스타들의 커다란 사진 옆에 이들이 착용했던 옷, 신발 등이 함께 전시돼 있었다. 드라마 ’겨울연가’ 중 배용준과 최지우가 눈싸움을 하던 눈길을 인공 세트로 만들고 가짜 눈까지 뿌리고 있었지만 이 세트가 과연 한류의 질적 발전에 어떤 기여를 할 지 의문이었다.

한류와는 상관 없는 안경 매장, 의류 매장 등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행사 내용이 부실한 데 반해 홍보는 지나치게 과장됐다. 조직위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진행되는 배용준의 팬미팅 행사에 해외 관객 4천여 명이 찾을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실제로 이날 행사 입장권을 구입한 해외 관객은 2천여 명에 불과했다.

4천 여 석 가운데 2천 석만 일본 등 현지 여행사들의 패키지 상품에 포함돼 유료로 판매됐으며 나머지는 제주 지역을 중심으로 국내에 뿌려진 초대권 좌석이었다.

조직위는 크게 두 블럭으로 나눠진 객석 가운데 무대에 가까운 앞쪽 블럭만이 유료 좌석이고 뒤쪽 좌석은 초대권 좌석이라고 뒤늦게 해명하면서도 “초대권이 몇 장 뿌려졌는지는 정확히 집계되지 않았다”며 “현재까지는 해외 관객 4천 명이 팬미팅에 왔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라는 이해할 수 없는 말만 되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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