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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빵이 생각난다, 따뜻했던 너
뜨거워서 호호·웃으면서 호호… ‘호빵’ 뜻 알고 드세요?
네모·꽈배기 모양에 불닭·단호박·귀리통팥 맛까지
글=김성윤기자 gourmet@chosun.com
사진=조선영상미디어 정복남기자 bnchung@chosun.com
입력 : 2006.11.29 15:30 58' / 수정 : 2006.11.30 18:13 37'

▲ 찬바람이 싸늘하게 귀뺨을 스치면~ 호빵이 먹고 싶다…
뺨을 스치는 바람이 싸늘하게 느껴지는 계절이면 왠지 그리운 호빵.

뜨겁고 말랑말랑한 호빵을 후후 불어가며 먹을 수 있어서 추운 날씨가 오히려 반갑다는 이들도 많다.

겨울하면 떠오르는 대표적 먹을거리, 호빵이 한국에 소개된 지 올해로 35년이 됐다.

호빵의 탄생

호빵은 찐빵과 ‘사촌지간’이다. 분식집 찐빵을 가정에서도 쪄 먹도록 양산제품화한 형태다. 한국 호빵의 ‘아버지’는 삼립식품 창업자인 고(故) 허창성 회장. 1969년 일본 방문 중이던 허 회장이 길에서 파는 찐빵을 보고 생각해냈다고 한다. 제빵업계 비수기인 겨울철을 돌파할 아이템을 찾던 허 회장 눈에 ‘이거다’ 싶었던 것.

무던해 보이는 외모와 달리, 호빵은 제품화가 만만찮았다. 쪄서 바로 판매하는 분식집 찐빵과 달리, 호빵은 다시 덥혔을 때 찜통에서 갓 나왔을 때와 같은 식감을 유지하기 어려웠다. 허 회장의 부인까지 참여해가며 개발과 실험에 심혈을 기울인 끝에 1971년 국내시장에 출시됐다. 호빵이란 이름은 임원회의에서 결정됐다. ‘뜨거워서 호호 분다’, 그리고 ‘온 가족이 웃으며 함께 먹는다’는 의미다.

출시 가격은 통통한 체격에 걸맞은 20원으로 정해졌다. 당시 5원이던 일반 빵보다 4배 더 비싼 가격이었다. 가격저항감이 있지나 않을까 걱정했지만 기우였다. 호빵은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 요즘 호빵 가격은 400~700원, 호빵시장은 연간 450억원 규모다.

호빵이 가장 인기 높은 달은 11월이다. 기온만 따진다면 12·1·2월이 더 추울텐데, 왜 11월에 많이 팔릴까. 삼립식품 식품연구원 정준영 호빵개발담당 연구원은 “소비자가 호빵에 주목하는 데는 첫 추위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분석했다. “체감온도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지요. 영하의 온도가 익숙한 시기보다는 첫 추위를 강하게 느끼는 10월 말에서 11월 매출이 그래서 높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또 너무 추우면 아예 쇼핑을 포기하고 집에서 지내는 경향이 강한 것도 이유죠.”

▲ 삼립식품 단팥호빵, 야채호빵, 불닭호빵, 피자호빵, 호밀호빵(왼쪽부터)
호빵의 오늘

30여 년간 하얗고 뽀얀 피부와 통통한 몸집을 유지해온 호빵이 최근 이미지 변신을 시도 중이다. 지난 몇 년 사이 호빵 모양이 네모, 꽈배기 등 다양해졌다. 속재료 역시 기본인 단팥에서부터 야채·고기를 넣은 야채는 물론 아이들이 좋아하는 피자, 달콤한 단호박, 매운 불닭, 건강에 좋은 귀리통팥 등 음식 트렌드에 맞춰 새로운 맛이 매년 선보이고 있다.

요즘 유통되는 호빵은 대략 20여 가지. 하지만 진한 색의 단팥이 든 하얗고 둥그런 호빵이 역시 가장 많이 나간다. 정준영 연구원은 “호빵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이 ‘하얗고 동그랗고 포근하고 따뜻하다’는 이미지로 굳었기 때문”이라며 “호빵은 대표적 아날로그형 상품이라 소비자들이 가장 익숙한 모양과 맛을 가장 많이 찾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호빵 크기와 무게는 직경 10㎝에 중량 108g으로 35년 전과 같다. 수없는 실험을 통해 가장 먹기 편하고 적당한 양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열량은 단팥호빵 1개에 200~250㎉로 낮지 않은 편이다. 호빵 ‘엉덩이’에 유산지(硫酸紙·물이나 기름에 젖지 않아 식품·약품 포장에 사용하는 반투명 종이)를 붙이는 것도 35년 전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생산·유통과정에서 호빵끼리 달라붙은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 호빵 맛있게 찌는 법

'물기 적신 후 랩으로 돌돌~

호빵은 찜통에 따끈하게 쪘을 때 최고의 맛을 발휘한다. 찜기가 번거롭다면 호빵에 분무기로 한 두 차례 물을 뿌린 다음, 랩으로 하나씩 돌돌 감싸서 전자레인지에 돌린다. 1~2개는 30초, 3개 정도라면 1분이면 충분하다.

더 쉬운 방법은 비닐포장에 구멍을 살짝 낸 뒤 그대로 전자레인지에 넣고 1분30초 가량 돌리는 것이다. 수분이 부족해 호빵 표면이 질겨지는 등 맛은 떨어진다. 포장지와 호빵 용기 사이에 물을 조금 붓고 돌리면 좀 낫다.

이마저 귀찮다면? 호빵을 보온밥솥에 10분쯤 넣었다 꺼내 먹는다. 호빵은 베란다 등 서늘한 곳을 좋아한다. 상온에 두어도 되지만, 냉장 보관이 안전하다. 냉동하면 식감이 떨어지니 가능한 피한다.

■ 호빵 '사촌' 찐방 만드는 법

'달콤한 '엄마표' 찐빵 만들어볼까'

호빵 ‘사촌’ 찐빵 만들기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호빵보다 쉬 상하므로 쪄서 바로 먹거나 냉동 보관한다.

●반죽 재료: 밀가루(강력분과 박력분을 반씩 섞어 쓴다) 250g, 우유 120~125㎖, 소금 1작은술, 이스트 2작은술(15개 분량)

●팥앙금 재료: 팥 200g, 설탕 80g, 물 70g(팥앙금은 제과제빵 재료상에서 사도 된다)


① 우유에 이스트와 소금을 푼다.

② 밀가루에 ①을 붓고 반죽한다. 반죽이 되직하게 덩어리지는 정도가 적당하다.

③ ②의 반죽을 젖은 수건이나 비닐봉지 등으로 덮어 따뜻한 곳(섭씨 36도 내외)에서 1시간 발효시킨다. 반죽을 15개 덩어리로 나눈 뒤 밀대로 평평하게 민다.

④ 팥을 삶는다. 설탕과 물을 더해 계속 끓이면서 입맛 따라 점도와 당도를 조절한다.

⑤ 팥앙금을 15개 분량으로 나눈다. ③의 반죽에 팥앙금을 넣고 송편 빚듯 동그랗게 빚어 15분쯤 다시 발효시킨다. 반죽 바닥에 유산지를 붙이면 바닥에 달라붙지 않고, 찔 때도 물이 먹는 현상을 막을 수 있다.

⑥ 찜기에 물을 붓고 불에 올린다. 김이 올라오면 적당한 거리를 두어 찜통에 얹어 13~15분 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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