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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마마 쿠킹] 초겨울 별미 굴요리
서울=연합뉴스
입력 : 2006.11.23 08:40 45'

짚신도 짝이 있다고 하죠.

끝이 뾰족뾰족한 돌이 만나 세월 따라 둥글게 닳은 두 돌의 아귀가 근 30년 가까운 세월이 흘러서야 이제야 맞나 하는 생각이 드니 시간은 누구에게나 변화와 성숙이라는 훈장을 선물하는 듯하다.

내게도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 그리 유쾌한 일은 아니다. 어느덧 갱년기에 접어든 나는 가끔 우울해지는 마음을 추스르기 위해 하늘을 자꾸 올려다 보곤 한다.

그런데 참 이상하다. 내가 우울한 것 보다 더 싫은 게 남편이 우울해 하는 모습이다. 내 자신의 갱년기를 느끼는 것 보다 더 싫은 게 남편의 축 처진 어깨를 보는 것이다.

힘든 일 내색하기 싫어하는 사람이 그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어깨를 늘어뜨리고 입 꼬리가 축 처져 들어오는 모습을 보면 차마 말 붙이기조차 겁이 난다.

세상을 다 가질 것 같은 시절에 우리는 만났는데, 그 넘치는 에너지에 서로의 인생에 후들거릴만큼 강한 자극을 주고 받으며 그렇게 오랜 시간을 함께 했는데….

그럴 때면 사소한 말다툼에 버럭 질러대는 소리에 화들짝 놀라곤 하던 그 엉뚱한 젊음이 참으로 소중했구나 싶다.

그래, 이런 날은 버스 타고 허름한 바지에 운동화 끈 졸라매고 재래시장에 가보자. 열심히 외쳐대는 상인들의 눈을 보며 그 에너지를 가져오는 거다.

지금 막 차에서 내렸다는 물을 뿜어 대는 오징어, 제철 맞아 살이 통통하게 오른 굴이 하나 가득 싱싱하게 자리 잡고 있다.

굴은 비타민과 미네랄이 잔뜩 들어 있고 칼슘이 아주 많은 식품이다.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에는 라이신이 풍부해서 소화 흡수가 잘된다. 그러나 살이 부드럽고 상하기 쉬운 식품이므로 신선할 때 먹어야 한다.

굴은 날것으로 먹어야 독특한 향과 맛을 음미 할 수 있다. 싱싱한 굴에다 레몬즙을 짜넣어 먹으면 맛이 좋다.

새콤하게 양념하면 그윽한 바다 내음이 더 살아나고, 고소한 참깨 소스 뿌려 살짝 튀긴 굴튀김에 더하면 고소함이 입안에 착착 붙는다. 그 상큼함에 해산물을 좋아하는 내 남편의 얼굴이 절로 떠오른다.

남아있는 몇 알의 굴은 무 채 썰어넣어 국을 끓이면 가슴까지 시원한 기분이다. 밥 끓어오를 때 굴 넣어 밥 지어 맛있게 양념한 양념장 넣어 쓱쓱 비벼 먹으면 그 맛 또한 일품이다.

굴을 씻을 때는 맹물에 씻으면 영양 성분이 없어지게 되고 굴이 물을 먹어 불어나게 되니 찬물에 소금을 풀어 가볍게 헹구듯 껍질과 돌을 골라내고 체반에 건져 물기를 빼준다. 이때 마구 다루면 살이 상하기 쉽고 맛도 떨어진다.

천연굴은 알이 잘고 양식굴은 알이 크다. 맛은 천연굴이 더 좋다. 굴젓을 담글 때는 알이 작은 천연굴로 담궈야만 물이 적어 장기 보관할 수 있다.

알이 굵은 양식굴은 전유어나 무침들에 이용하면 좋다.

유난히 남편이 기운을 잃었다 싶은 날에는 요즘 수확이 한창인 산마를 사다 살이 뽀얀 굴과 함께 산마 굴구이 한접시를 준비해도 좋겠다.

산마는 강판에 갈아 밀가루 살짝 섞어 걸쭉하게 반죽해두고 굴은 밀가루 살짝 뿌려 생햄에 돌돌 말아 노릇하게 구워둔다. 팬에 반죽한 산마를 흘려 넣고 좋아하는 정도로 알맞게 구워 그릇에 담아 내는 거다. 실파 송송 뿌리고 레몬 한 조각 곁들여 초간장과 내면 고소한 그맛이 일품이다. 단, 사용하고 남은 산마는 신문지에 돌돌 싸 보관해야 한다.

깨끗이 씻어 체에 받쳐 물기 잘 뺀 쌀을 냄비에 앉히고 물을 자작하게 부어 뚜걱뚜걱 채썰어 무채 넣고 고슬하게 밥지어 뜸들일때 굴 넣어 밥을 짓는다. 양송이, 풋고추 송송 썰어 간장, 참기름, 통깨 듬뿍 넣어 고소한 양념장에 비벼먹는 무생굴밥은 이 계절의 별미 중에 별미.

주의할 점은 무는 굵직한 채로 썰어 소금에 살짝 절였다 물기를 제거하고 밥에 넣어야 밥이 질어지지 않는다.

모시조개와 콩나물을 넣어 시원하게 끓인 모시조개 국 한 숟갈과 함께 먹는 무 굴밥의 맛이란….

그래 이 한 그릇만 있다면 세상이 온통 눈으로 하얗게 덮히는 차디찬 겨울이 된다 해도 무슨 걱정일까?

이렇게 뜨뜻한 굴밥 한그릇 지어놓고 이렇게 말해야지. 그래요 버럭버럭 소리 질러도 좋으니 그렇게 기운 좋은 사람으로 내앞에 있어줘요. 늘 즐겁게 생활하고 고민, 걱정거리 있어도 금새 털어 버립시다. 우린 덜 늙어야 하잖아요.

참, 굴은 남아있는 바닷물에 담구어 냉장고에 두면 제일 좋지만 만약 바닷물이 없을때는 10℃ 이하의 우유에 레몬 한조각 넣어 보관하면 굴의 탱탱함을 유지할수 있다.

▲ 참깨소스를 곁들인 굴 후라이

재료: 4인분 굴 400g, 파슬리 굵게 다진 것 3큰술, 푼 계란 적당량, 생 빵가루 1컵, 양배추 채친 것 적당량, 레몬 적당량, 참깨 소스 적당량.

만들기:

1. 굴은 소금물에 씻어 체에 받쳐 물기를 뺀 다음 종이 타올 위에 얹어 물기를 뺀다.

2. 다진 파슬리는 물에 헹구어 물기를 꼭 짜고 반 정도 되는 생 빵가루와 섞어둔다.

3. 굴은 밀가루, 푼 계란 순으로 묻혀 반은 생빵가루를 나머지 반은, 2의 파슬리를 섞은 빵 가루를 묻힌다.

4. 튀김 기름을 170℃로 하여 3을 넣고 바싹 하게 튀긴다.

5. 접시에 양배추 채썬 것과 4를 담고 레몬과 깨소스를 곁들인다.

▲ 굴 산마구이

재료: 생굴(큰 것) 10개, 생햄 슬라이스, 마 간 것 2-3컵, 밀가루 약간, 실파 다진 것 조금, 레몬 1/2개,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 약간, 올리브 오일 약간.

만들기:

1. 굴은 소금물에 깨끗이 씻어 물기를 빼둔다.

2. 생햄을 길이로 반 갈라서 1의 굴에 감고 밀가루를 묻혀둔다.

3. 테프론 팬에 올리브 오일을 두르고 2를 넣어 노릇 노릇하게 굽는다.

4. 3에 산마 간 것을 흘려 넣고 좋아 하는 정도로 알맞게 구워서 그릇에 담는다. 실파를 뿌리고 올리브유를 돌려 넣고 레몬을 곁들인다.

▲ 무생굴밥

재료: 쌀 2컵, 무 채썬 것 2컵, 굴 200g, 소금 조금, 양념장(진간장 5큰술, 집간장 1큰술, 다진 파ㆍ다진 마늘 1큰술씩, 참기름 1큰술, 청ㆍ홍고추 1개씩, 양송이 버섯 2개씩, 갈은깨 1큰술).

만들기:

1. 쌀은 수분이 충분히 흡수 되도록 물에 30분 정도 담가둔다. 무는 깨끗이 씻어 소금을 약간 뿌려 두었다가 물기를 꼭 짠다

2. 굴은 깍지를 떼어내고 연한 소금물에 깨끗이 씻어서 물기를 잘 빼둔다.

3. 달구어진 돌솥에 참기름을 넉넉히 붓고 쌀을 잘 볶아준 다음 밥물을 붓고 쌀을 익힌 다음 거품이 나오기 시작하면 무를 골고루 펴서 얹고 중간불에서 물을 잦힌다.

4. 밥물이 잦아 들면 뜸들이기 전에 굴을 얹어 약한 불에서 푹 뜸 들인다. 주걱으로 살살 섞어 푸고 분량의 재료를 섞어 만든 양념장을 곁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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