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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막으로 이름난 '여자만'을 아시나요
어수웅 기자 jan10@chosun.com
사진=조선영상미디어 유창우기자 canyou@chosun.com
입력 : 2006.10.12 09:55 36'

>> 인사동 밥집 ‘여자만’

인사동 밥집(밤엔 주점) ‘여자만’에 관한 두 가지 오해가 있다. 하나는 여자만(汝自灣·전남 고흥의 만 이름) 한자를 읽지 않고 “여자만 오라는 거냐”며 부리는 투정이 첫째고, ‘수렁에서 건진 내 딸’(1984)의 여성 영화감독 이미례가 주인이라는 사실 때문에 음식 맛보다는 사람 보고 갈 것이라는 편견이 그 둘이다.

‘여자만’의 점심 정식은 다섯 가지가 있지만, 이 집 이름을 생각하면 그래도 가장 먼저 맛봐야 할 메뉴는 역시 ‘꼬막 정식’(7000원)이다. 청정 해역 고흥 여자만은 꼬막으로 이름났다. 실제로 벌교 꼬막의 대부분이 이 곳 출신. 어제 딴 고흥 여자만 꼬막은 오늘 인사동 여자만 식탁 위에 오른다. 이미례 감독은 “아침에 딴 꼬막을 저녁에 포장해서 부치면 이튿날 우리 집에 도착한다”면서 “신선도를 위해 하루 쓸 분량(20㎏ 정도)만 매일 택배로 받는다”고 했다.

날 것 특유의 맛을 즐기는 ‘하드코어 꼬막 마니아’를 위해서는 양념하지 않고 바구니째 주는 ‘벌교 꼬막’(1㎏·1만5000원)이 준비되어 있다. 갖은 양념으로 모양을 낸 점심 정식의 꼬막은 사각 접시 위에서 새색시처럼 다소곳하다. 꼬막 윗 껍질을 하나하나 벗겨 낸 뒤, 파·홍고추·깨 등 색색 고명을 차례로 얹었다. 쫄깃하면서도 보드랍고, 파와 고추로 약간 알근하면서도 깔끔하다.

‘여자만’에서 젓가락을 바쁘게 만든 또 하나의 밥도둑은 밑반찬으로 내놓은 ‘묵은지 된장 지짐’이다. 묵은 김치를 물로 헹군 뒤 된장과 함께 볶아낸다. 이태리·프랑스 요리, 패밀리 레스토랑 요리 등 양식(洋食)은 ‘생존’과 ‘사교’를 위해서만 선택하는 보수적 미각들에게 강력추천. “작년에 김장만 500포기를 했다”면서 얼마든지 더 줄 수 있다고 선심이다.

다른 점심 메뉴로는 굴비구이(7000원), 삐득 굴비정식(8000원), 갈치조림(7000원·2인분 이상), 특정식(1만5000원·2인분 이상)이 있다. 삐득 굴비정식은 여러 번 잘 말려 졸여낸 굴비를, 특정식은 녹두전·낙지볶음·꼬막·수육 등이 순서대로 나온다. 정식에는 된장찌개와 어리굴젓, 멸치볶음, 숙주나물 등이 따라나와 입맛을 돋운다. 계란찜과 김치전은 2인분 이상 주문할 때만 주는 서비스.


점심 정식은 지난 해 11월부터 시작했다. 밤의 ‘여자만’은 원래 왁자지껄한 술집이다. 세련된 분위기를 원한다면, 다른 집을 찾는 게 좋다. 막걸리 자국이 군데군데 묻은 차림판에는 다양한 안주가 빼곡하다 못해 어지럽다. 중국집과는 달리 기름기 없는 해물 누룽지탕과 버섯해물 들깨탕(각각 대 2만원·소 1만2000원)이 부드럽게 감긴다. 다락을 연상케 하는 방에 탐을 내는 손님이 많다. 테이블 10개. 별도 주차공간은 없다. 점심 12시~3시. 저녁 6시~새벽 2시. 신용카드 가능. 일요일 휴무. (02)725-9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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