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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겹살보다 맛있는 부위가 얼마나 많은데”
최계경 고문이 말하는 돼지고기의 모든 것
글=김성윤기자 gourmet@chosun.com
사진=조선영상미디어 김영훈기자 adamszone@chosun.com
입력 : 2006.01.18 15:44 49' / 수정 : 2006.01.19 09:25 14'

▲ 돼지고기 부위를 설명하는 최계경 NH프렌차이즈 고문. 칼을 놓은 지 오래라는 최 고문의 손에는 아직 칼자국이 남아있다.
“왜 사람들이 삼겹살만 먹는지 모르겠어요.”

돼지고기전문 프렌차이즈 ‘돼지사냥’(www.donnawara.com)을 세운 최계경(42) 고문은 돼지라면 ‘콧구멍부터 꼬리까지’ 모르는 게 없는 사람이다. 1983년 서울로 올라와 친척이 운영하던 정육점에서 일하다 자신의 정육점을 냈고, 1990년 고기 가공처리공장까지 세웠다. 1997년 숙성고기전문 프랜차이즈 ‘계경목장’(www.kyekyong.co.kr), 2004년에는 ‘돼지사냥’을 론칭했다.

최 고문에 따르면 “삼겹살이 맛 없다는 게 아니라, 더 맛있는 부위들이 너무 많다”는 것. “한국사람들은 삼겹살만 좋아합니다. 그래서 삼겹살은 가격도 비싸고 수입까지 해야 합니다. 반면 나머지 부위들은 헐값에 팔려요. 안심이나 등심은 일본으로 많이 수출했는데, 지난번 돼지콜레라 이후로 수출도 힘들어졌어요. 다양한 부위를 먹으면 소비자도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어서 좋고, 돼지농가도 살 수 있어요.”

그런데 돼지에 삼겹살 말고도 맛있는 부위가 있을까? 최 고문은 “정육점 주인들도 모르는 돼지고기 부위들을 보여주겠다”면서 셔츠 소매를 걷어부쳤다. 그리고 10여년 만에 다시 칼을 잡았다.

▲ 항정살
● 항정살

“옛날 백정들이 다른 고기는 다 남에게 줘도, 항정살만큼은 자기가 먹었답니다.” 최계경 고문이 돼지 목덜미에서 아이 손바닥만한 살 두 점을 발라내며 말했다. 항정살은 목살과 앞다리살 사이에 있다. 120㎏짜리 돼지 한 마리를 잡으면 200g짜리 항정살이 고작 두 점 나온다. 옅은 핑크빛 살에 투명한 지방이 고르게 퍼져있다. 숯불에 올려 모퉁이가 약간 노릇해질 정도로 구워 입에 넣었다. 부드러운 탄력과 풍부한 육즙이 매력적이다.



▲ 부채살
● 부채살

돼지고기치고는 진한 붉은색 살을 잘랐을 때 드러난 단면이 낙엽과 똑같이 생겼다. 그래서 부채살을 ‘낙엽살’이라 부르기도 한다. 살 한가운데 힘줄이 박혀 있다. 쫄깃하게 씹히는 감촉과 부드러운 고깃결이 잘 어울린다. 최 고문은 “힘줄엔 콜라겐이 많다”며 “콜라겐은 피부미용에 좋으니까 여자분들이 드셔야 한다”고 설명했다. 앞다리 어깨뼈 안쪽에 있는 살로, 돼지 한 마리를 잡으면 500g 정도 나온다.

● 가브릿살

부드럽고 끝맛이 산뜻하다. 젊은층과 여성들이 좋아할만한 부위다. 등심 앞쪽 끝부분에 있다. 한 마리에서 300g쯤 나온다.




▲ 갈매기살
● 갈매기살

돼지의 뱃속을 가로막는 횡경막과 간 사이에 붙어 있는 살 즉 가로막살을 의미한다. 가로막살이 가로마기살?가로매기살?갈매기살로 변했다고 추정되나 정설(定說)은 없다. “소로 치면 안창살에 해당하는 부위죠.” 힘살이 많아 질긴 부위이나, 잘 처리하면 쫄깃하다. 짙은 고기향이 매력적이다. 한 마리에서 300g 나온다.

● 볼살

‘뽈살’로 더 잘 알려진 부위. 관자놀이살이라고도 한다. 숯불에 구워 입에 넣으면 찐득하달만큼 진한 육즙이 배 나온다. 짙은 붉은색 고기가 쫄깃하면서도 부드럽다. 독특한 육향으로 코가 즐겁다. 스페인에서는 스테이크로 즐기는 별미 부위다.

▲ 꼬들살
● 꼬들살

최 고문이 갑자기 내 목덜미를 더듬었다. 뒷목 양 옆으로 단단하게 잡히는 부분을 잡더니 “여기가 꼬들살”라고 했다. “목 뒷덜미, 더 정확하게는 앞다릿살과 갈비 사이죠. 고기 조직이 굵어서 씹으면 꼬들꼬들해요. 한 마리에서 4점이 나오는데, 다 합쳐야 200g이에요.” 씹는 맛이 좋고 고기 맛이 진했다. 돼지고기라고 말해주지 않으면 쇠고기로 속을 정도다. 최 고문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부위”라고 말했다.

● 꽃등심

쇠고기 꽃등심처럼 지방이 살 전체에 고루 퍼져있다. 쇠고기 꽃등심과 비슷하다. 고기를 구우면 지방이 고기 전체로 퍼지면서 육즙과 풍미가 증폭된다. 앞다리살과 목살 사이에서 400g 나온다.

■ 삼겹살

한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부위. “살과 지방이 겹겹이 층을 이루고 있어서 삼겹살이라고 하는 건 다 아시죠? 맛있기는 한데 지방이 많아서 좀 그렇죠. 또 꽃살이나 꼬들살 같은 고기를 먹다가 삼겹살을 먹으면 맛이 영 싱거워서…. 사실 저는 그렇게 맛있는지 모르겠어요.” 한국에서는 주로 구이나 보쌈으로, 서양에서는 베이컨, 중국에서는 동파육 재료로 애용된다. 한 마리에서 5.9㎏ 가량 나온다.

■ 목살

“목살은 소금구이, 보쌈, 주물럭용으로 적당합니다. 여러 근육과 지방층으로 구성돼 풍미가 좋고 육질이 부드럽죠. 삼겹살보다는 맛이 진합니다.” 2.2㎏쯤 나온다.

■ 갈비

양념갈비, 찜으로 즐겨 먹던 돼지갈비. 요즘은 서양식 ‘바비큐립’이 각광받으면서 많이 소비된다. “뼈에서 뼈에서 우러나는 풍미가 살로 스며들어 단맛을 내요.” 1.4㎏ 가량이다.

■ 사태

“운동량이 많은 부위라 결이 거칠어요. 오래 삶거나, 흔히 ‘민찌’라고 하는 분쇄육으로 적당합니다.” 장조림, 찌개, 수육용으로 수요가 많다. 한 마리에 1.7㎏이 있다.

■ 등심

운동량이 적어 부드럽다. 지방도 적다. 체중에 신경쓰는 여성들에게 적당한 부위다. 돈가스나 탕수육에 많이 쓰인다. 3.5㎏이다.

■ 안심

등심보다 더 부드럽고 더 지방이 없다. 길쭉한 덩어리 2개를 합친 무게가 0.5㎏. 서양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부위다. 장조림, 돈가스, 꼬치구이, 탕수육에 어울린다. 서양에서는 달콤새콤한 과일소스를 곁들인 스테이크로 즐겨 먹는다. 너무 익히면 퍽퍽하다.

■ 앞다리·뒷다리

육색이 짙고 지방이 적다. 지방이 적어 건강에 신경쓰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높다. 비타민 B1 등 영양도 높다. 스페인 하몽, 이탈리아 파르마햄 등 고급 햄의 재료로 각광받는 부위다. 한국에서는 불고기, 찌개, 수육, 보쌈용으로 나간다. 앞다리 4.8㎏, 뒷다리 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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