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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비무장지대)를 그린다
6~7월 '분단과 통일' 주제 국제미술전 잇따라
정재연기자 whauden@chosun.com
입력 : 2005.05.30 03:55 48'

올여름 미술계의 주인공은 DMZ(비무장지대)다. 한국전쟁 발발 55주년을 맞아 분단과 통일을 주제로 삼은 대규모 국제 미술전시가 속속 막을 올린다. 한국을 대표하는 현대미술작가들과 외국 미술인들이 이 땅의 현실을 소재 삼아 한반도와 전 세계 분쟁 상황을 연결하는 역동적인 전시를 꾸밀 예정이다.

◆DMZ_2005

경기도가 주최하는 국제 미술행사(6월 24일~7월 24일). 예술마을 헤이리 북하우스, 파주 출판도시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뿐 아니라 임진각, 통일전망대, 도라산역, 비무장지대가 작품을 선보이는 무대다. 남북에 놓인 ‘금지된 영역’ DMZ를 중심으로 정치적 상황뿐 아니라 현대인의 단절과 오해라는 문제까지 짚어보는 이번 전시에는 세계 16개국 미술작가 42명이 참가한다. 전시 총감독은 큐레이터 김유연씨가 맡았다. 조덕현씨는 통일 동산 참호에서 가상의 발굴작업을 펼치고 구자영씨는 책 5000여권을 쌓아 만든 장벽을 밀어 넘어뜨리는 행위예술을 선보인다. 스페인 작가 산티아고 시에라씨는 민통선 마을에서 국군장병 20명과 퍼포먼스를 펼친다. 군인을 각각 10명씩 두 팀으로 나눠 땅에 구멍을 파게 한 다음 다시 덮는 식으로 ‘흑백논리의 의미 없음’을 보여주는 작업이다. 북한을 방문한 사진작가 아민 린케씨의 작업, 아프가니스탄·이라크 전쟁터를 누빈 뉴욕타임스의 한국 사진기자 이장욱씨의 작품도 선보인다. (02)753-4549

◆베를린에서 DMZ까지

광복60주년기념문화사업추진위원회가 마련한 미술전. 서울 올림픽 미술관 전시(6월 15일~7월 31일)에 이어 전주·부산으로 순회전이 예정돼 있다. 냉전의 상징이던 확성기, 방음벽 등 대북 심리전 장비들이 예술의 도구가 됐다. 강애란 김석 김창겸 문재선 서용선 윤석남 최진욱씨 등 작가 20명이 이를 가지고 분단을 돌아보고 통일을 염원하는 미술작품을 만드는 중이다. 베를린 장벽도 한국에 온다. 세계 유명작가들이 베를린 장벽 덩어리를 가지고 만든 작품 30여점을 전시한다. 조성묵 이반 임옥상 박석원 전수천 김정헌씨 등 한국 작가들도 베를린 장벽 덩어리를 소재 삼아 설치 작품을 만드는 중이다. 세계적인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씨도 애초 베를린 장벽을 가지고 작품을 만들 계획이었으나 운송이 늦어지는 바람에 대신 대북 심리전 장비 중 확성기에 연결됐던 증폭기를 가지고 뉴욕서 신작을 만들어 보낼 예정이다. (02)733-3961

임옥상·김영진씨 등 일부 작가는 양쪽 전시에 동시에 참여한다. “‘DMZ_2005’ 전시는 작품 무대가 헤이리 뒷동산입니다. 한때 군사기지로 사용됐던 시설이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관객이 그 흔적을 따라 산책하다가 녹슨 철판으로 된 글자를 하나씩 발견하게 됩니다. 단어를 죽 연결하면 분단을 상징하는 글이 되도록 문장을 구상 중입니다.” 작가 임옥상씨는 “이념에 희생되고 상처받은 이름없는 영혼을 위로하는 작업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베를린 장벽 덩어리를 받아놓고 작업 중인 작가는 이어 “매향리에서 수거한 ‘방망이탄’ 파편을 장벽에 박은 작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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