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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등돌린 노대통령-김의장

열린우리당 김근태(金槿泰) 의장이 결국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등을 돌렸다.

김 의장은 1일 노 대통령이 신당을 ‘지역당’으로 정의한데 대해 “통합신당을 지역당으로 비난하는 것은 제2의 대연정 발언”이라고 직격했다.

그간 기자들의 질문에 “침묵은 금”, “수고하십니다”만을 연발했던 김 의장이 마침내 닫혔던 입을 열어 ‘계급장’에서 차이가 나는 노 대통령을 향해 ‘항명’을 한 셈이다.

김 의장은 지역당 발언을 ‘당에 대한 모욕’으로 규정한 뒤 “당이 나갈 길은 당이 정한다”, “당이 결론을 내면 당원은 결론을 존중해야 한다”는 등 강경한 발언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집권여당의 의장이 현직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물러서지 않고 곧바로 ‘항전의지’를 표시함에 따라 당내에선 김 의장이 노 대통령에게 사실상 결별을 선언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당의 한 관계자는 “김 의장에게 동지이면서도 넘어서야 할 대상이었던 노 대통령에게 드디어 칼을 빼든 것 같다”고 말했다.

재야운동권 출신인 김 의장과 ‘5공 청문회’ 스타출신인 노 대통령은 민주화 운동이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외견상으로 동지적 관계를 유지해왔다.

16대 대선후보 경선이 시작되기 이전인 2000년만 해도 두 사람은 성균관대 대학원 총학생회 주최 토론회에 나란히 참석해 서로를 ‘강단의 정치인’, ‘민주화 지도자’로 추켜세울 정도로 서로의 다름보다는 같음에 주목했다.

그러나 두 사람은 외면적인 우호관계에도 불구하고,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 못했다는 것이 주변의 전언이다.

김 의장은 2002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때도 노 대통령과 갈등을 겪었다. 당시 정치자금 수수사실을 고해성사하고 중도에서 사퇴한 김 의장은 경선에서 승리한 노 대통령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는데 주저했다. 김 의장은 우리당 창당 당시에도 미적대다 뒤늦게 ‘승선’했다.

노 대통령과 김 의장은 우리당 창당 이후에도 보건복지부 장관 입각과정, 분양 원가공개를 둘러싼 이른바 ‘계급장’ 발언 등으로 적잖은 갈등을 빚었다.

이 때문에 당내 일각에선 재야운동의 정통성을 갖고 있는 김 의장은 노 대통령을 경원시하고, 노 대통령은 운동권 경력에서만 앞선 김 의장을 경원시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흘러나왔을 정도다.

노 대통령을 향한 김 의장의 결별선언은 정동영(鄭東泳) 전 의장, 천정배(千正培) 의원 등 당내 차기 대권주자들에게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김 의장이 노 대통령과 각을 세우면서 당 안팎으로 차기대권주자로서의 이미지를 확실하게 굳힘에 따라 다른 주자들도 김 의장의 행보를 따라갈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다.

정 전 의장과 가까운 한 의원은 “정 전 의장도 노 대통령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지에 대해 상당히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입력 : 2006.12.01 12:04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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