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작게 100자평 쓰기  블로그 스크랩  이메일  프린트 

한미 ‘자이툰 갈등’ 우려
정상회담선 “파병 연장”… 당·정협의선 철군 합의

지난달 18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자이툰 부대의 파병을 연장한다”고 약속한 지 2주일도 채 안 돼 정부와 여당이 30일 내년 말까지 자이툰 부대를 철군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한·미 간 논란과 갈등이 불가피해 보인다. 전시 작전통제권 이양 시기를 둘러싼 한·미 이견이 아직 해결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한·미 간에 충분한 사전 협의 없는 자이툰 부대 철군 결정이 또 다른 갈등을 낳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달 1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부시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자이툰 부대를 감축하지만 파병을 연장한다”는 취지의 설명을 했다. 철군과 관련된 언급은 전혀 없었다. 정부는 당시 자이툰 부대와 관련된 사항은 미국과 사전 협의를 하기로 했으며, 이 같은 우리측 설명을 들은 부시 대통령은 사의(謝意)를 밝혔다는 것이 정부 당국자의 설명이었다.

▲ 정부와 열린우리당이 이라크에 주둔 중인 자이툰 부대를 내년 말까지 철수키로 함에따라, 이와 관련된 한·미 갈등이 우려되고 있다. 이라크 아르빌에서 경계근무 중인 자이툰 부대원.
지난주 열린우리당이 당론으로 파병 연장 동의안을 처리해 주되, 철군 계획서 제출을 요구했을 때만 해도 정부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 지난 28일 국무회의에서 자이툰 부대 감축 및 파병 연장안을 의결했다. 다만 여당의 입장을 반영, 내년 중 철군 계획을 세운다는 내용을 첨부했다. 그러나 김장수 국방부장관은 다음날인 29일 당정협의에서 “2007년 내 자이툰 부대의 임무종결”을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 고위관계자는 “정부는 국무회의 의결안을 그대로 내고, 수정 여부는 당이 결정하는 것”이라며, 당정 간 내년 말 철군 완료에 대한 ‘사전 합의’설을 부인했다.

이에 따라 외교부는 29일까지도 “그럴 리가 없다”고 했다. 그러나 30일 김 국방장관이 여당 정책의원총회에 출석해 철군 계획을 약속하자 외교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미국에 파병 연장만을 약속한 상황에서 갑자기 철군 일자가 제시됐기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국무회의 의결안을 국방부와 여당이 국회에서 바꿀 수 있느냐”며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는지 믿을 수 없다”고까지 했다. “국무회의를 허수아비로 만들었다”는 말도 나왔다.

이 같은 당정 합의에 대한 미국측 반응은 즉각 알려지지 않고 있다. 미국은 국내의 강력한 철군 여론에 직면해 내년 중 일부 군대를 철수할 것이 분명하다. 부시 대통령은 “임무 완수 전에는 철군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하고 있으나, 지난달 초 미국 중간선거에서 의회 과반 의석을 확보한 야당 민주당의 요구 때문에라도 점진적 철수가 불가피해 보인다.

미군은 현재 이라크에 14만1000명(전체 다국적군 16만2000명의 91%)을 주둔시키고 있다.

미국은 다만 이라크가 내전 상황으로 급속히 빠져들고 있는 상황을 감안, 치안 확보를 위해 일시적으로 2만~3만명을 추가 배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AP통신은 내년 초 전투공병 예비군 4개 대대 3500명의 추가 파병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허용범 특파원 heo@chosun.com
이하원기자 may2@chosun.com
입력 : 2006.12.01 00:51 48'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정치토론방 100자평 쓰기  블로그 스크랩  이메일  프린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