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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지왕’김춘삼, 거지없는 세상으로
폐질환 투병끝 어제 별세… 빈민 구제사업 앞장

‘거지왕’ 김춘삼(78)씨가 별세했다. 김씨는 지난 8월부터 고령과 폐질환으로 투병생활을 하다가 26일 오전 5시40분 서울보훈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

1928년 평남 덕천에서 태어난 김씨는 8세 때 어머니를 찾아 나섰다가 사냥꾼들에게 붙잡혀 짐승을 유혹하는 ‘미끼 노릇’을 강요 당하면서 거지 세계에 들어섰다. 20대 때 전국의 거지를 통솔하는 ‘거지왕’이 된 김씨는 한때 김두한, 이정재, 이화룡 등과 함께 ‘주먹 1세대’ 반열에 올라 이름을 날렸다. 이후 “도둑질이나 해서는 거지에게 내일이 없다”는 생각에 거지 구제 사업에 앞장섰다.

▲ 고 김춘삼(오른쪽)씨가 1999년말 MBC드라마‘왕초’방영 당시 자신의 역할을 연기한 탤런트 차인표씨와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1950년대에는 전국 10여 곳에 전쟁고아를 수용하는 ‘합심원’을 세웠고, ‘대한자활개척단’ 등을 운영해 거지들에게 자활 터전을 마련했다. 또 20여 차례에 걸쳐 거지합동결혼식을 거행하기도 했다. 1994년에는 공해추방국민운동중앙본부를 설립해 초대 총재를 맡으면서 이후 환경 운동에 관심을 보여왔다. 그의 일대기는 1999년 탤런트 차인표가 주연을 맡은 TV드라마 ‘왕초’로 재현되기도 했다.

2001년부터 건강이 나빠진 김씨는지난 8월 갑작스런 호흡 곤란으로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입원했다. 김씨는 이달 17일 상태가 악화돼 서울보훈병원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에 의지해 생명을 이어왔다. 유족으로는 부인 남윤자(64)씨와 아들 흥식(필리핀 칼로스MA대학 교수), 도수(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연구원)씨 등 2남2녀가 있다. 빈소는 서울 청담동 청담성당 장례식장, 발인은 30일 6시. 김씨는 한국전쟁에 참여한 공로를 인정 받아 대전국립현충원에 안장된다. (02)545-4157, 549-0944

전현석기자 winwin@chosun.com
입력 : 2006.11.27 00:3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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